절묘한 타이밍! 어떤 약속도 기대도 없이 걷다가 누군가를 맞닥뜨리는 순간을 말한다. 뜻밖의 장소에서 대면하여 절묘한 타이밍이라고 할 때는 그 만남이 나쁘지 않다는 뜻도 있다. 살다 보니 그런 순간은 우연히도 오지만 만들어질 수도 있음을 알게 됐다. 염원과 바람 그리고 노력으로 말이다.
남향으로 앉은 그 건물은 오래전에 지어 5층 건물임에도 1층은 거의 반 지하 같은 느낌이다. 그 지하 1, 2층 창고는 뭐든 들어가면 곰팡이가 설고 보관된 가구는 다시 사용하기가 불편했다. 그나마 2층 위로는 햇살이 제법 든다. 2층이라도 남으로 앉은 곳은 다행인데 북쪽으로 앉은 방은 사무실로 좋지 못하다. 수년간 서고였고 일 많고 소위 돈 안 되는 부서를 거기 앉혔다.
웬일인지 북향의 부서에서 6여 년을 보냈다. 업을 취미로 삼아 밤낮 몰두하던 시기였고 그때는 주말이면 어린아이들을 데려다 놓고 일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주중에는 민원에 시달리고 주말에 몰아 일 처리를 많이 했다. 남들만큼 해야 하니 조용한 주말에 일하러 나갔고 아이들이 자란 후에도 그 시간은 또 어찌 그리 잘 가던지. 화분에 물까지 주고 나서던 어느 날이었다.
남으로 난 출입문 앞에는 아무도 걷지 않는 화단이 조성되어 있고 북으로 난 뒷마당에는 주차선이 고르게 그어진 곳이다. 눈감고도 오갈 수 있는 후문을 나서서 시동을 걸었다. 이제 곧 해가 질 테니 집에 가면 할 일도 많다. 후진 기어를 넣고 핸들을 좌로 감을 것인지 우로 감을 것인지, 차 후미를 어느 쪽으로 돌릴지는 해가 얼마나 졌는가도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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