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란 마주보는 것이 아닌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

by 취하다

주토피아를 보며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세상에 완벽한 관계가 있을까.
아니면 정말로
흔들리지 않는 방향을 가진 관계가 있을까.


아마 둘 다 아닐 것이다.

관계는 언제나 어긋난다.
속도도 다르고,
감정의 온도도 다르고,
바라보는 장면도 다르다.


그래서 관계는 종종
틀어지는 게 아니라
엇갈려 보일 뿐이다.


그럼에도 관계가 이어지는 순간이 있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 때다.


닉 와일드와
주디 홉스의 관계도 그렇다.
그들은 늘 잘 맞는 파트너가 아니다.
오해하고, 실망하고, 돌아서기도 한다.


그런데도 그 관계가 무너지지 않는 이유는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해서가 아니다.


같은 방향을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잃고 싶지 않은 것이 무엇인지,
멀어지면 안 되는 것이 무엇인지,
서로가 아니라
함께 가야 할 방향을 바라본다.


관계에서 가장 불안한 순간은
다툼이 생겼을 때가 아니라
방향을 잃을 것 같을 때다.


인정받고 싶은 사람이
멀어질까 봐,
소중한 것이
흩어질까 봐
우리는 종종 상대를 붙잡으려 한다.


하지만 관계를 지키는 힘은
붙잡음이 아니라
방향에 있다.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관계는 잠시 멀어져도
다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완벽한 관계는 없다.

다만,
함께 나아가려는 방향이 있을 뿐이다.


영화를 보고 난 뒤
관계를 다시 떠올려본다.
지금 나는
사람을 붙잡고 있는지,
아니면 방향을 함께 보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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