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80억명 중 1명

by 차고요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모든 것이 처음이다.


처음 소리 내고, 처음 따뜻함과 차가움을 느끼고, 냄새를 맡고, 불편하거나 고통스러운 것도 처음으로 느낀다. 무언가를 처음 배우기도 하고, 처음으로 마음이 맞는(혹은 맞지 않는) 사람도 사귀게 된다. 어떤 기술이나 학문을 처음 습득하기도 하고, 처음으로 행복하고 편안함을 느끼기도 하며 후회나 슬픔을 겪기도 한다. 첫 처음으로 목표를 가지고 어떤 것에 도전하며 성공하기도, 그리고 좌절하기도 한다.


이러한 ‘처음’을 경험하면서 사람은 자신을 만들어간다. 어느샌가 말투가 익어가고 자주 쓰는 단어와 문장으로 억양이 생기는 것처럼,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의 목록이 정리되는 입맛 생긴다.


의자에 앉으면 바로 다리를 꼬거나, 벗겨지고 있는 스티커 모서리를 긁고야 마는 작은 행동이. 나도 모르는 사이 생기는 버릇이 되어 나를 확실하게 해 준다. 사람은 삶을 살아가면서 본인이 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재밌었던 것,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 계속해서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 등 여러 가지의 본인만의 기준과 판단하는 힘이 생긴다. 우리의 삶은 온전히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누군가 말했다. 삶의 이유를 찾으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그것은 매우 고차원적이어서, 본질을 탐구하면 할수록 답이 없고 우울감에 빠지기 쉬운 질문이라 했다. 삶은 태어났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이다. 그리고 태어났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다양한 것들이 존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금 현재의 나를 만들었던 다양한 것들과 약간의 철학적 깨달음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우리의 시작은 모두 단단하고 반듯한 찰흙이다. 주무르기도 하고 던져지기도 하면서 모양을 갖춰가고, 또 다른 흙과 섞이기도 하며 복잡해지고, 향과 색을 입히면서 취향을 담아간다. 그 찰흙에는 하나의 '존재'로 다가가기까지 거쳤던 수많은 노력과 과정들이 있다. 이 세상엔 취향과 생각이 다른 80억 인구가 저마다의 삶을 살고 있다. 지금부터 풀어낼 이야기는 80억 명중 1명인 '나 만들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