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이상혁과 독서

by 지즐Zizzle

신문 지면에서 살아있는 전설 '페이커' 이상혁에 대해 읽은 기억이 난다.

닉네임 페이커(faker)는 상대가 본인의 플레이나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도록 혼란스러운 플레이 스타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실제로 페이크 기술 및 전략을 많이 활용하기에 그의 닉이 더욱 빛나게 되었다는 것이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하루 10시간 이상 연습한다고 하니 살아있는 전설이 아닐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서광으로 알려진 이상혁이 말하길 '영감을 받는 원천으로 '책'을 꼽는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한 번에 압축해서 볼 수 있다는 게 책의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책에서 오는 인사이트가 어마어마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평온함이 있다.고 하며 정체기가 찾아왔을 때 책을 통해 해법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솔직히 나는 게임에 관심이 없다. 어제 크리스마스이브 날, 가족과 함께 '아바타 3'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무슨 말끝에 내가 유명한 프로게이머 아느냐고 물었는데 딸이 페이커?라고 반문했다. 처음에는 긴가민가 했다. 신문에서 그냥 읽고 인상적이어서 중요한 내용 필사는 해 두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잊고 있었다. 이름도 닉네임도 다 잊고 있었다. 그가 독서광인 것도 말이다. 그러던 것이 혹시나 게임에 열광하는 아들이 유명한 게이머 이름을 알고 있는가 싶어서 질문을 던졌는데 딸의 대답이 먼저 돌아왔다. 이리저리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것은 나만 이제서야 아는듯했다. 남편도 아들도 딸도 알고 있는 내용 아닌가? 나는 게임은 문외한일뿐더러 관심이 아주 없다. 그래서 아들이 게임을 즐길 때 걱정도 많았고 티격태격 싸우기도 많이 했다. 게임의 결은 다르지만 딸도 게임과 무관하지는 않는 듯하다. 어릴 때 우리는 종이 인형 옷 입히기 놀이를 많이 하지 않았던가? 그것처럼 딸은 게임상에서 다양한 공주 캐릭터 인형에 예쁜 옷 코디하는 게임을 즐겨 하는 모습을 보곤 했다. 세대가 세대이니 만큼 게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환경인가 보다. 프로게이머 이상혁 이야기를 접하고 나서 게임에 대한 선입견이 달라졌다.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 독서광이라는 사실에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아주 보수적인 생각이 뇌리에 박혀있나 보다. 보수적인 생각을 떠나 고리타분하고 지극히 편협한 생각일까? 여하튼 게임은 나쁜 것, 독서는 좋은 것이라는 큰 틀을 견지하고 있으니 말이다. 왠지 게임에 열중하다 보면 책 읽을 시간이 없을 것 같다. 특히 단순히 게임에만 열중하다 보면 흥미 위주의 재미에만 빠지지 않을까 염려된다. 학생들은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데 게임에 빠지면 공부를 등한시할 것은 자명한 사실이 아닌가? 그런 의미에서 이상혁의 인터뷰 내용으로 나의 생각이 180도 바뀌었다. 프로게이머 수준의 경지에 이르려면 단순히 게임 능력과 기술만 가지고는 되지 않는가 보다. 그 이면에는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했다. 그 원천은 독서가 아닌가! 독서를 통해 다양한 사람의 압축된 인생 경험과 지혜를 내 것으로 녹여낸 강철 내공이 필요한 것이다. 삶이 힘들 때, 정체기가 올 때, 의욕을 잃거나 불안이 찾아올 때 극약 처방전은 바로 책이다. 그래서 오늘 나도 책을 펼쳐든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무려 3권이나 된다. 1권의 두께도 만만치 않다. 보통 일반적인 책 두께의 두 배는 족히 되는 듯하다. 고명환의 12월 독서클럽 선정 책이다. 읽어야 되는 데 그전에 읽고 있던 책을 아직 다 못 읽어서 나중 시간 있을 때 읽어보아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명환의 아침 긍정 확언 영상을 들을 때마다 [안나 카레니나] 얘기를 해서 생각이 왔다 갔다 했다. 그전에 읽고 있던 세스 고딘의 [린치핀]도 아직 다 못 읽었기 때문이다. [린치핀]은 종갓집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있다. 함께 빌린 데미안님의 책[직진형 인간] 책은 감명 깊게 다 읽었다. 마음에 와닿아서 구입하고 나중에 다시 읽어볼 것이다. [린치핀]은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반납할 시간이 되어서 반납했다. 반납하면서 결국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빌려왔다. 이 도서관에는 3권이 아니고 일단 2권만 보였다. 2권으로 압축된 책인가 보다. 책 크기도 약간은 미니다. 글자 크기도 참으로 작아졌다. 눈도 침침해져 가는데 읽기가 조금 그럴 것 같기도 하지만 책이 귀엽게 와닿는다. 책 표지의 주요한 인물은 안나 카레니나인듯하고 아래는 조금 자그맣게 톨스토이의 얼굴이 보인다. 예쁜 안나 카레니나가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있는 모습의 표지이다. 책의 크기가 작고 안나 카레니나의 예쁜 모습을 보니 책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왜냐하면 고명환이 보여주었던 [안나 카레니나] 책은 두꺼운 데다가 3권이나 되어서 약간의 압도감이 느껴졌다. 보통 때처럼 시간이 많이 있다고 느낄 때는 당연히 도전했을 테지만 여러 가지 챌린지 등으로 부담감이 크게 와닿은 모양이다. 내가 고명환의 고독이 책을 뒤로 미루었던 것을 보면 말이다. 결국에는 종갓집 도서관에서 1권을 들고 왔다. 이것저것 챌린지 하는 틈틈이 읽어볼 것이다. 주말부터 1주일 동안 인도네시아에 있을 예정인데 책 읽을 시간이 있겠지? 아니 내가 시간을 내면 될 것이다. 솔직한 현재의 내 심정으로는 굳이 인도네시아까지 가야 하나?라는 의문점을 남긴다. 왔다 갔다 하는 시간과 긴 비행시간이 무의미하다는 생각과 함께 심적 부담도 되어서 그렇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급 생각을 바꿔 먹기로 했다. 비행기 안에서 책을 읽으면 되지 않는가? 비록 퍼스트 클래스 석은 아닐지라도 책은 충분히 읽을 수 있다. 9시간여 동안 책을 읽으면 된다. 인도네시아를 다녀오면 안나카레니라 책을 거의 다 읽고 전자책도 많이 읽은 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읽은 책 [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가 생각난다. 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 습관을 가진다는 것이다. 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항상 챙기며, 메모나 아이디어 기록에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항상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는 준비된 자세와 기록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나도 여행 준비를 미리 해놓아야겠다. 책도 챙겨가고 펜과 메모지, 필사 토트도 잊지 말아야지! 퍼스트 클래스 급의 환경과 여건은 아닐지라도 퍼스트 클래스 승객의 자세로 멋스럽고 우아한 비행을 해 볼 참이다. 달리 멋스럽고 우아할까? 책 읽으며 내면의 깊이를 채워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이 책 저책 읽어야 할 책들이 쌓여 있다고 부담을 갖거나 조급해 하지 않기로 했다. 느긋한 마음으로 행복한 책 읽기 무드를 만들어야 한다. 책 읽기가 강박이 되어서는 안되지 않는가? 잘못하면 책 읽기를 떠나 만사가 귀찮아지면 안 되니까 말이다. 과부하가 걸려 번아웃이 오게 되면 한도 끝도 없이 깔리고 침잠하고 셀프 포기 상태로 빠질 수 있지 않은가? 물론 요즈음 나는 자기 관리가 비교적 잘 되고 있다. 예전처럼 짧은 순간 열등감에 빠지거나 수치심, 자기 비하, 자책, 질투심, 허영 이런 것 하고는 거리가 멀어졌다. 화, 분노, 짜증, 불안도 많이 사그라들었다. 책의 효과가 아닐까 한다. 페이크 이상혁의 말처럼 책에서만 얻을 수 있는 평온함이 나에게도 해당되고 있다. 고명환 작가가 늘 말하는 것처럼 1시간의 독서로 떨쳐낼 수 없는 불안은 없다.는 말에 동감한다. 의욕이 없거나 외롭고 상실감이 몰려올 때는 조용히 혼자 앉아 책을 펼치면 된다. 도서관에서 마음에 드는 예쁜 표지와 눈에 띄는 제목의 책을 꺼내오면 된다. 감성 카페 검색해서 홀로 앉아 몇 시간이고 책 속 인물과 대화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불안과 우울 상실감이 사라질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생각과 행복한 에너지로 재무장하면 된다. 그러다가 잠시 분위기를 바꿔 배경이 아름다운 영상과 힐링 음악을 들으며 행복을 시각화하는 것은 어떨까? 나의 경험상 책에서 오는 인사이트는 어마어마하다. 책과 책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이 저 책에서도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해 아래 정말 새로운 것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자기 계발 분야의 책을 읽다 보면 큰 틀은 거의 다 대동소이하다. 접근하는 방식과 세세한 표현방식이 조금씩 다를지라도 말이다. 그래도 매번 읽을 때마다 새롭게 인사이트를 받는다. 왜냐하면 한 번 읽었다고 해서 그 내용이 모두 내 것으로 정착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인 것이다. 읽다 보면 '그래 맞아, 지난번 그 책에서도 이런 말을 했는데?' 하고 다시 새롭게 재차 인사이트를 받고 공감하게 된다. 그러니까 쉬지 않고 읽고 또 읽을 수밖에 없다. 한 번 읽고 나서 내가 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 내용을 내 것으로 완전히 소화시켜 어느 순간 누구 앞에서라도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진정으로 나의 몸과 마음에 체득한 아우라가 풍겨 나와야 책과 내가 혼연일체가 된 것이다. 그런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매일 꾸준히 책을 읽으며 나를 다듬어 나가면 말이다. 그렇다! 꾸준함과 지속성이 관건이다. 오늘도 그만두지 않고 나아가고 있는 지즐! 그런 나에게 파이팅을 외쳐본다.

작가의 이전글나만의 아침 리추얼 길들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