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 함께 추는 리듬

by 지즐Zizzle

요즘 제 일주일의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이름만 들어도 에너지가 샘솟는 필라테스 & 댄스 강습에 맞춰져 있다. 혼자였다면 때로는 게으름에 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사랑하는 딸과 손을 잡고 향하는 길이라 그런지 발걸음은 언제나 가볍기만 하다.

오늘도 어김없이 국민체육센터를 찾아 50분간의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거울 속에 비친 우리 모녀의 발랄한 움직임을 되새기며 소중한 기록을 남긴다. 우리의 수업은 크게 두 단락으로 나뉜다. 먼저 시작되는 30분간의 댄스 타임은 그야말로 스트레스 해소의 시간이다. 요즘 차트를 점령한 최신 가요부터, 듣기만 해도 전주에서부터 가슴이 뛰는 추억의 가요까지 음악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우리를 하나로 묶어준다. 처음에는 엉키던 발동작이 음악의 비트에 맞춰 자연스럽게 나갈 때의 희열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딸과 서로 마주 보며 동작이 어색해 웃음이 터지는 순간조차도, 이 수업이 주는 선물 같다.

댄스로 한껏 열을 올린 뒤 이어지는 20분간의 필라테스 근육 운동은 내 몸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다. 들떴던 호흡을 가라앉힌다. 코어 근육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몸의 중심을 잡아간다. 댄스가 발산하는 에너지라면 필라테스는 그 에너지를 단단하게 응축시켜 주는 느낌이다. 특히 수요일은 조금 더 특별하다. 평소처럼 30분간 신나게 춤을 춘 뒤, 남은 시간엔 새로운 댄스를 배운다. 매번 새로운 스텝을 익힐 때마다 머리는 복잡해지지만 그만큼 내 몸의 감각이 깨어나는 것을 느낀다.

새로운 안무를 외우고 음악의 박자에 맞춰 손발을 교차해서 움직이는 과정은 뇌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다음 동작이 뭐였지? 고민하며 몸을 움직이다 보면 치매 예방은 물론 두뇌가 맑아지는 기분이 든다. 손끝과 발끝이 따로 놀던 초기와 달리 이제는 음악의 결을 따라 유연하게 몸을 맡기게 되었다. 협응력이 좋아지니 일상생활에서 움직임도 훨씬 민첩해졌다. 굽어있던 어깨가 펴지고 계단을 오를 때 다리에 힘이 붙는 것을 느낀다. 무엇보다 운동 후 샤워를 마쳤을 때 느껴지는 그 개운함이 매일의 살아갈 활력이 되어준다.

이 수업의 가장 큰 행복은 딸과 함께한다는 점이다. 성인이 된 딸과 공통의 취미를 공유하고 같은 음악에 몸을 싣는 순간이 참 행복하다. 운동이 끝난 뒤 시원한 음료를 한 잔 마시며 오늘 한 운동에 대해 수다를 떠는 시간이 참 좋다. 엄마와 딸이라는 관계를 넘어 서로를 격려하는 최고의 운동 메이트가 되었다. 내가 동작을 잃어버리면 딸이 슬쩍 힌트를 준다. 딸이 힘들어하면 내가 등을 토닥여주며 그렇게 함께 건강해지고 있다.

운동은 단순히 몸을 가꾸는 행위가 아니다. 나를 사랑하는 가장 적극적인 표현이다. 최신 가요의 비트 속에서 잊힌 청춘을 느낀다. 옛 노래의 가사 속에서 추억을 반추하며 땀 흘리는 이 월 수 금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삶의 축제로 와닿는다.

작가의 이전글매 순간, 감사라는 씨앗을 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