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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가 전하는 삶의 온기

꾸준함이란 미련함이 아닌 단단함이다.

by 마이진e


조용한 것이 오래간다.

스무 살엔 불꽃처럼 살고 싶었다.


서른 즈음엔

불안도 야망도 다 품은 채 앞만 보고 달렸다.

마흔을 넘기고 오십이 넘어서야, 나는 알게 되었다.


조용한 것이 오래간다는 사실을.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에서는 고요하게 말한다.

행복이란, 떠들썩한 박수갈채나 눈부신 성취가 아닌,


아무 일도 없었던

평범한 하루 안에 숨어 있다고.

책을 덮고 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왜 ‘조용하다’는 말이

‘어른’과 가장 잘 어울리는지.

아마도 쌓여 온 시간만큼

침묵을 배운 사람이기 때문이고,

적게 말할수록 더 많은 걸 들을 수 있음을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태수 작가님은 말한다.

“다 괜찮아질 거야.” 대신

“지금 이대로도 좋아.”라고.

그 말이 참 다정하게 느껴진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 하나만 있어도

어른의 하루는 덜 외로울 것이다.


이 책은 무언가를 이뤄야만 한다는

조급함에서 우리를 살짝 비껴서게 해준다.

달리기를 멈추고, 걸음을 늦춰본다.


욕심 대신 균형을, 속도 대신 깊이를 택한다.

“미련해서 꾸준한 게 아니라

흔들리지 않아서 꾸준할 수 있다."


무언가를 남겨야 해서

열심히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기에 열심히 산다.


그렇기에 꾸준함이란

미련함이 아닌 단단함이다.


요란한 세상에서도 흔들리 않고

내 삶을 사는 튼튼한 태도다."


이 한 문장이 오늘 내 마음을 어루만진다.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그 말이.

어른이 되어간다는 건 소리를 줄여가는 것,

그 속에서 자신을 더 명확히 알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소란스러운 위로보다,

작고 조용한 응시 하나가 더 큰 힘이 된다는 걸.


화려한 성취보다,

무사히 보낸 하루가 더 깊은 감사로 남는다는 걸.

조용히, 그러나 또렷하게


이 책은 묻는다.

당신의 행복은 어디에 있나요?

내 대답은 이렇다.

잠들기 전 켜두는 작은 스탠드 조명 아래,

아무 말 없이 내 곁에 머무는 사람의 숨결 안에,


그리고 이런 책 한 권에 조용한 행복도

오늘 어디에선가 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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