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보면 알게 된다.
살다 보면 문득,
‘지금 내가 어디쯤 와 있는 거지?’
싶은 순간이 있다.
출항은 한참 전에 했는데,
항로는 여전히 낯설다.
지도도 없고, 바람은 마음대로 불고.
나침반이 가리키는 쪽이 맞는지조차 잘 모르겠다.
그럴 땐 멈추고 싶어진다.
그냥 배를 대고,
물결 소리나 들으며 쉬고 싶은 마음.
이쯤에서 접자, 하는 유혹.
그런데 또 이상하다.
막상 멈추면 더 불안해진다.
쉬는 게 아니라, 가라앉는 느낌.
그래서 또 노를 젓는다.
조금은 멍하게,
조금은 두려움을 안고.
세상엔 항해 매뉴얼이 많다.
아침 5시에 일어나라,
루틴을 가져라,
한 달에 책을 몇 권은 읽어야 한다고.
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그걸 나한테 그대로 들이밀면 이상하게 어색하다.
내 배의 모양과 속도와 무게 중심은
남들과 다르니까.
그래서 자꾸 배우는 중이다.
어떻게 몰아야 나답게 가는 건지.
어느 정도 바람은 맞바람이어도 견딜 수 있는지.
내 안의 엔진은 무엇으로 도는지.
배우고, 시도하고, 다시 고치고.
어쩌면 이건 끝없이 반복되는 과정이다.
가끔은 ‘준비가 안 됐다’며 주저앉기도 한다.
조금만 더 배워야 할 것 같고,
아직은 서툰 것 같고,
남들 눈엔 엉망일 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는 건 ‘출항 후’에도 계속된다.
오히려 바다 위에서 더 잘 배운다.
실수하면서 익히는 항해법이
진짜 내 것이 되는 법.
노를 젓는 건 여전히 어설프지만
물살에 실리는 느낌,
햇빛이 반사되어 번쩍이는 순간,
그런 걸 느끼면 또 나아가게 된다.
이게 맞는 방향인지 몰라도
적어도 멈추지는 않았다.
그게 중요한 거라고,
어느 날은 믿고 싶다.
‘나라는 배’를 어떻게 몰아야 하는지,
정답은 없다.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안 가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움직여야, 내가 어떤 사람인지도 보인다.
완벽하게 알 수는 없지만
매일 조금씩 다듬고,
어제보다 오늘 더 나답게
항해하는 방법을 익혀간다.
그래서 오늘도 묻지 않고,
그냥 노를 든다.
Just do it.
가보면 알게 된다.
물 위에 떠 있는 건
그냥 그 자체로도
충분히 멋진 일이라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