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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수집가의 일상

생각은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지는 생물 이다.

by 마이진e

생각을 수집 하는 일에 대하여 생각해 보다.

요즘 나는 ‘생각 수집가’예요.

딱히 계획해서 모으는 건 아닌데요.

걷다가 문득 드는 의문,

“어? 왜 그런 걸까?” 싶은 순간들 있잖아요.

그런 물음표를 그냥 지나치지 않아요.

살짝 붙잡아두고 메모장에 옮겨둡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서,책 한 문장 속에서,

심지어는 내가 흘리듯 말한 농담 속에서도

작은 생각들이 툭 튀어나와요.

이런 거요.

“왜 익숙한 게 편하면서도, 갑자기 답답해질까?”

“감정은 왜 쌓이면 터지고, 생각은 쌓이면 깊어질까?”

“나는 왜 밤에 더 솔직해지는 걸까?”

이런 질문들. 답은 모르겠어요.

알고 싶어서 수집하는 것도 아니고요.

그냥, 기록해둡니다.

생각 창고에 조용히 하나씩 쌓아두는 거죠.

언젠가 꺼내어 글로 그려낼 그날을 위해서요.

생각은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지는 생물 같아서요.

그래서 오늘도 메모앱을 열고,

툭 하고 던져놓습니다.

‘감정은 왜 기억보다 오래가냐’

‘말은 가볍게 흘러도, 마음은 깊이 가라앉는다’

‘같이 웃었는데 왜 혼자 다른 생각이 든걸까?’

이런 문장들. 그냥 적어둬요.

누군가에겐 의미 없을지 몰라도

나한텐 나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이상하게요,

쌓이고 나면 연결돼요.

전혀 다른 줄 알았던 생각들이

어느 날 하나의 이야기로 화살표로 이어져요.

그게 재미예요. 그게 글이 되는 순간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오늘도, 생각을 수집합니다.

왜 그런 걸까?

하고 멈추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아요.

지금은 그냥 조용히 모아두는 시간.

훗날, 나와 내가 아닌 나라는 존재가 투쟁한

그 생각들이 세상 밖으로 나와

한 장의 종이에 아름답게 펼쳐질수 있다면

금상첨화 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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