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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Mar 28. 2022

커리어(career) 개념의 공통적 요소

커리어(Career), 경력(經歷), 진로(進路)-서로 다른 것인가

커리어(Career), 경력(經歷), 진로(進路)

 커리어(career)라는 단어 자체의 번역어로 진로, 경력이 주로 사용되지만 연관되는 개념들을 고려할 때 과거와 미래를 포괄하는 의미로 해석해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외래어 표기 그대로 커리어로 쓰는 것이 편리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커리어가 사회과학의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중반입니다. 당시 연구자 중에서 도널드 슈퍼(D, Super)는 occupation은 시장가치를 가진 특정의 활동으로, 커리어는 개인이 생애에 걸쳐 경험하는 직업, 직무, 과업의 연속으로 구분하여(1950), 커리어는 장기적인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개인의 일과 관련된 것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였습니다(1951) 1970년대 이후, 연구가 확대되면서 커리어에 대한 해석이나 정의도 다양화되어 왔습니다. 이것은 커리어라는 단어 자체의 다면성에다 연구를 함에 있어서 초점을 두는 측면이 다를 수밖에 없고 시대 배경 속에서 그때그때 강조할 측면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기서는 많은 정의와 개념들 가운데 공통되는 요소를 거론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사람과 환경과의 상호작용 결과)


 커리어는 직업(occupation), 직무(job)와는 다르다는 것을 여러 학자가 공통적으로 이야기합니다. 직업이나 직무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에드거 샤인(Edgar H. Schein)은 커리어 발달의 본질로서 다이내믹스(역학)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시간의 경과에 따른 개인과 조직의 상호작용’에 주목하고 있습니다.(1978). 커리어의 정의 속에 역할과 일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역할과 일이 개인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직업도 직무도 가사일이나 학업, 시민활동도 개인의 행동이고 또 개인의 삶의 터를 구성하는 요소로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정의에서 ‘역할’ 또는 ‘구체적인 일’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개인과 환경의 상호 작용을 보다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 커리어가 시대에 따라 구체적인 의미를 달리 하는 것은 마치 개인과 환경(시대)과의 상호관계의 결과 때문일 것입니다.


(시간적 흐름)


 커리어는 일반적으로 사용될 경우 직업경력이라는 의미로 해석되는 것에서 명확하게 알 수 있듯이 커리어는 한 시점에서의 사건이나 행위, 현상을 지칭하는 말아 아니라 반드시 ‘시간적 흐름’, ‘시간의 경과’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커리어의 정의 가운데 ‘생애에 걸쳐서….’, ‘역할과 경험의 누적’, ‘경험을 쌓아 나가’ 등의 문장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시간적 경과를 표현하고 있는 것입니다. 얼핏 다르다고 생각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이라는 표현도 ‘시간적으로 장기간에 걸친 경험, 삶의 양식’인 것입니다. 


 커리어가 ‘시간적 경과’를 내포하고 있는 단어라고 하는 것은 예를 들면 ‘지금’이라는 한 시점을, 과거 또는 미래라고 하는 시간축 속에서 하나의 통과 시점이라는 측면으로 다룬다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 경험하고 있는 것을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대 속에서의 경험으로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또 커리어 연구에 있어서 반드시 만나는 단어 중에 ‘전환(transition)’이 있습니다. 이것 역시 시간적 경과를 포함하며 인생의 한 고비를 전기로 삼아 새롭게 이행해 나가는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공간적 범위의 확장)


 개인의 행동은 구체적인 공간(환경과 장소)을 무대로 하여 반복적으로 전개됩니다. 슈퍼(D. E. Super, 1980)는 life-career를 설명하면서 사람이 생애에 걸쳐서 적어도 4개의 공간(가정, 학교, 직장, 지역사회)을 무대로 하여 여러 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 공간 자체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새로운 공간으로 퍼져 나가고, 개인의 행동과 역할도 서로 관련되고 영향을 주고받음으로써 개개인의 삶의 방식을 구성해 해가는 것입니다. 

 커리어는 개인에 관련된 개별 행위 하나하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관련된 행위, 직업, 일, 역할의 상호 관련성과 그러한 것들이 벌어지는 공간적(장) 관계성과 공간과 시간과의 관련된 전개, 모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단어인 것입니다.


(개별성)


 커리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 그 뉘앙스에는 흔히 ‘결정권을 가진’, ‘자신의 의사에 따라’, ‘스스로 선택’ 등 자립성, 주체성이 높은 직업, 삶의 방식을 내포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자기 결정, 자기 선택, 자립성, 주체성 등의 개념은 인간의 개별성(individuality)을 인정하는 데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개별성이란 단지 흥미나 관심, 능력을 살린다든가 자신이 좋아하는 삶의 방식대로 산다는 것이 아닙니다.

 커리어의 정의들 속에 여기저기 보이는 ‘개개인의 독자적인 체험에 한하여’, ‘사람에 따라 상이한 독특성’, ‘사람이 장기간에 걸쳐 품고 있는 자기에 대한 감각에서 형성된’ 등의 표현에서 알 수 있다시피 커리어 개념에는 개별성(고유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샤인(E. H. Schein, 1991)이 ‘개인이 자기 자신의 커리어 관리자가 되는 것’을 중시한 것은 커리어 개념에 포함되어 있는 개별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상 커리어라는 단어에 내포되어 있는 공통 요소를 언급했습니다만 이외에 다른 요소들도 있을 것이고 이것들은 각자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 관련되어 있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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