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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Jan 12. 2022

부모 자녀 관계와 성격

나와 상대방의 차이-개인차: 성격 이해하기 - 글 16

머리말

 

 사람의 행동에서 보이는 개인차는 언제부터 나타나고 어떻게 발달해 가는 것일까요? 그 개인차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러한 개인차에 대한 의문은 심리학에 있어서 기본적인 질문 중 하나입니다. 도대체 사람은 어떻게 성격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요? 그 발달에는 학교나 지역 등 가정 외의 요인과 함께 가정 내의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가정 내의 요인이라고 하지만 여기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1) 양육자의 양육태도와 행동, (2) 가족 구성, 가정의 사회경제적 상황 등 인구통계학적 변수 (3) 정신적 건강과 성장배경 등 양육자 자신의 특징, (4) 부부간 갈등 등 가정 내의 인간관계 등을 거론할 수 있습니다. 이 글부터는 이러한 것들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나아가 가족 심리학의 관점에서 가정환경과 성격의 발달에 대해서도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가족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보는 관점, 가족의 주체적 의미부여와 성격 형성을 사회적 가치관을 포함하여 다루는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가정이라는 환경이 자녀의 성격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다루지만 부모도 가정을 가짐으로써 성격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도 감안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

 

부모의 양육과 자녀의 성격

 

(1) 부모의 양육태도

 

 개인차는 부모의 양육에 의해 어느 정도 설명이 될까요? 양육자가 생물학적인 부모일 경우, 자녀에 있어서 부모의 존재는 유전정보의 제공자이고 가정 내외의 환경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심리학에서는 부모의 양육이 자녀의 성격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지고 많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의붓 가정(step family)도 중요한 가족 유형이므로 양육 관계는 반드시 생물학적인 부모 자녀 관계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양육자가 생물학적인 부모에 한정하여 다루겠습니다.

 부모의 양육태도를 다룰 때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다루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면 Parker 등(1979)은 양육태도에 관한 척도(부모 양육 태도 척도, PBI: parental bonding instrument)를 개발하고, care와 over protection의 두 축을 정하고 양육태도를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습니다.

 PBI로 측정된 양육태도와 자녀의 성격 발달과 비행, 정신장애 등과의 관련에 대하여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습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어머니의 따뜻한 양육태도가 자녀의 우울 경향을 낮추데 반하여 아버지의 양육태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어머니보다 아버지 쪽이 양육에 관계하는 시간이 짧아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향력의 차이를 나타낸 것이 아닌가 보고 있기도 합니다. 

 부모 양육 태도 척도(PBI: parental bonding instrument)는 두 축으로 구성되는데 한 축은 ‘돌봄(care)’으로 돌봄이 높은 경우는 애정, 감정적 온정, 공감과 친밀감을 반영하고, 돌봄이 낮은 경우는 감정적 냉담, 무관심, 무시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다른 한 축은 ‘과보호(over protection)’로 과보호가 높은 경우는 과도한 통제와 과보호, 간섭, 의존심을 키우고 과보호가 낮은 경우는 독립심과 자율성을 촉진하는 양육태도를 반영한다고 보았다. 높은 돌봄과 낮은 과보호는 자녀에게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며, 아동기 이후 높은 사회 적응과 유의한 관련이 있었다(Ainsworth et al., 1978; Sroufe, 1983). 반면, 낮은 돌봄과 높은 과보호는 불안정한 애착 형성하고, 안정적 애착에 비해 청소년의 사회 부적응과 비행과 높은 관련이 있었다(Allen et al., 2002).

  

의붓 가정[step family]: 두 번째 또는 그 이상의 결혼의 결과로 합쳐진 사람들이 구성하는 일차적 친족 집단을 말한다. 이러한 가정은 의붓아버지(어머니의 남편), 의붓어머니(아버지의 부인), 의붓자녀(이전의 결혼이나 관계에 의한 배우자의 자식), 그리고 의붓형제자매(의붓 부모의 자녀들)를 포함한다. 이혼과 재혼율의 증가로 의붓 가정들도 가족의 중요한 유형 중의 하나가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의붓 가정 [step family] (사회복지학 사전, 2009.8.15, Blue Fish)

  

 

(2) 애착(글 5의 애착 참고)

 

 생활이나 정서 면의 대부분을 양육자에 의존하고 있는 유아기에는 다른 발달단계와 비교해도 특히 부모의 양육이 자녀의 개인차에 미치는 영향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양육자와의 정서적 연대인 애착을 다룬 연구에서는 유아가 그 양육자와의 관계에 어떻게 하여 정서적 연결을 형성해나가는가, 그리고 유아가 양육자와 떨어져 있게 되었을 때 유아가 어떤 정서적 반응을 나타내는가 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왔습니다. 양육자가 아이의 태도에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따라 상이한 애착 유형이 나타나게 됩니다(Ainsworth et al., 1978). 

 

 이런 관점에서 부모의 양육과 아이의 성격발달과의 관련에 대하서는 애착의 측면에서 논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녀와의 안정된 애착관계를 형성한 양육자는 아이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적확하게 읽어내 효과적으로 풀어줄 수 있다는 의미로서 응답성을 갖추고 있는 것입니다. 애착이라는 것은 아이의 개인적인 특성이라기보다는 양육자와의 관계성을 나타내는 개념이지만 애착 대상과의 경험을 기초로 하여 구축된 내적 작업 모델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일반화되어 그 아이의 대인 관계 방식에 일정의 경향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가족 구성원 각각의 성격발달의 양상은 보다 복잡하고, 양육자가 어떤 식으로 아이의 태도에 반응하는가는 양육자의 특성 만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가 어떤 욕구를 어떤 식으로 표출하는가에도 좌우되는 것입니다. 

 

 또 자녀에게도 부모 만이 양육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Social network이론에서는 아이의 발달을 받쳐주는 것은 생후 직후부터 존재하는 부모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지고 있는 사회적 환경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사람은 생애에 걸쳐 복수의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를 동시에 가지고, 각각의 다른 사람이 보호나 놀이 등 다른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부모 이외의 사람들도 각기 개성을 가진 존재이고 그 개성과 아이의 개성의 조합에 의해 여러 가지 다른 상호작용이나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많은 요인이 시계열적으로 얽혀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아이의 성격이 형성되고 변화되어 가는 것입니다.

 

(3) Transaction-양육자와 아이의 상호적 영향관계-

 

 어린 아기라고 해서 완전히 백지상태로 태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외적 환경의 경험이 거의 없는 신생아라도 행동의 개인차가 존재하지만 그것은 기질이라고 구분합니다. 기질은 생득적인 것이면서 양육환경의 영향을 받아 변화하기도 하고 또 이러한 개인차는 양육자의 특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면 아이의 요구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때 맞추어 반응하지 못하는 민감성이 낮은 양육자라 하더라고 아이의 수면, 배뇨 등 생리적인 리듬이 규칙적이고 아이의 요구를 알기 쉬운, 즉 예측이 쉬운 기질 특성을 가지고 있는 아이라면 민감성이 높은 양육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애착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유아는 양육의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일방적으로 영향을 받는 존재가 아니라 양육 관계는 나름 개성을 가진 아이와 또 다른 개성을 가진 부모와의 교류 프로세스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 상호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어나는 상호적 영향관계(Transaction)의 상태에 대하여 특히 인간의 부적응 행동의 기원, 발달과정, 발달에 따른 표현의 변화, 선행요인과의 관련성 검토 등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영역으로 발달 정신병리학이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인간의 부적응 행동의 기원과 형성의 프로세스 해명을 목적으로 부적응 출현 이전부터의 샘플을 추적하고 부적응 행동의 발달과 적응적인 행동의 발달, 양자를 비교합니다. 그럼으로써 부적응 발생의 위험인자뿐만 아니라 발생을 저지하는데 유효한 방어인자도 찾으려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공격성이나 반사회적 행동과 같은 외재적인 문제행동의 발달 프로세스에 관한 연구에서는 아버지의 양호한 양육태도와 어머니의 아버지에 관한 신뢰감과 애정이 유효한 방어인자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간의 개인차에 대하여 입양아와 쌍둥이 등을 대상으로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밝히려고 한 인간 행동 유전학도 복잡한 Transaction을 명확히 하는데 공헌할 수 있는 학문 영역입니다. 일란성 쌍둥이는 유전학적으로는 거의 100% 유사성이 있기 때문에 유전과 환경의 영향에 관하여 연구할 때 매우 참고가 됩니다. 예를 들면 아동기에서 사춘기의 일란성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부모 양육 태도 척도(PBI: parental bonding instrument)를 사용한 연구에서는 어머니에 의한 양육을 따뜻하다고 받아들인 경우는 부모에 대한 신뢰감이 높고, 지나친 간섭으로 받아들인 경우는 신뢰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동일 유전자를 가지고 동일 가정에서 자라서 성장과정이 비교적 비슷한 일란성 쌍둥이에 있어서도 양육태도에 대한 인지가 다른 경우가 있고 그에 따라 신뢰감에도 개인차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즉 같은 집에서 자라난 일란성 쌍둥이라 해도 부모의 양육을 각기 개별적으로 받아들이고 이것이 개인차를 형성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것은 어떤 아이에게도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만능 양육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글 17. 형제자매 관계와 성격]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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