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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리탐험가 김홍채 Jan 22. 2022

89. 위약(僞藥) 효과, 플라시보 효과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위약 효과, 가짜약 효과)

강한 믿음이 주는 효과


‘점심시간이 지나고 이제 오후 업무를 시작해 볼까라고 하는데 갑자기 두통이 났다. 어젯밤을 새우는 바람에 잠이 부족해서 인가해서 가지고 있던 두통약을 먹었더니 바로 두통이 사라져서 다행이었다’ 


 여러분은 이런 유사한 경험이 있습니까? 두통약을 먹었으니 두통이 사라진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잘 생각해보면 당의정으로 되어 있는 두통약의 약 성분이 몸에 흡수되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게 되어 있습니다. 어째서 알약을 먹자마자 두통이 사라지기 시작하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요? 


 이처럼 약을 먹었다 라는 기분만으로 약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을 ‘플라시보효과(placebo effect: 위약효과)라고 합니다. 플라시보의 어원은 '만족시키는' '즐겁게 한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로, 플라시보 효과라는 것은 어떤 병에 걸린 사람에게 아무런 약 성분도 없는 가짜약(예를 들어 녹말가루)을 잘 듣는 약이라고 하고 투여를 하면 일정 비율로 증상이 나아지는 것을 가리킵니다. 이때 투여하는 아무런 효과도 없는 약을 플라시보 라고 합니다.


플라시보 효과의 작동


 플라시보 효과가 어떻게 작동할까 과학적 해명은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두 가지 사실이 현재 확인되어 있습니다. 


 하나는 ‘약효가 틀림없이 있다’라는 기대에 의해 뇌내 물질의 분비에 변화가 일어나는 것입니다. 최근의 연구 성과에 의해 플라시보 효과가 작동할 때는 호르몬 등 뇌 안의 화학물질의 밸런스가 그것에 대응하여 실제로 변화하는 것이 밝혀져 있어 단지 ‘기분 때문’은 아니라는 것이 확실합니다. 


 두 번 째는 고전적 조건 형성이라고 하는 생리적 현상에 의한 것입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파블로프(Ivan Petrovich Pavlov)의  실험에서 소리굽쇠로 일정한 주파수의 음을 들려준 다음 먹이를 주는 것을 반복함으로써 소리굽쇠의 소리를 들려주는 것만으로 먹이 없이도 침을 분비하도록 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플라시보 효과에서는 ‘두통약을 먹으면 바로 두통이 줄어든다’라는 경험을 몇 번이고 반복해서 약 효과와는 아무런 관계없을 수밖에 없는 약의 모양과 맛을 가진 것(가짜약)도 약의 효과와 결부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 결과 두통약을 먹는 순간 유효성분이 효과를 발휘하기 이전에 이미 두통이 줄어든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지나친 믿음이 위험한 상태를 초래할 수도


플라시보 효과에서는 비싼 약일수록 효과가 크다 라는 흥미 있는 결과도 알려져 있습니다. 같은 비타민이라도 가격이 10만 원이라고 주는 것이 5만 원이라고 주는 것보다도 큰 효과를 가져옵니다. ‘비싼 약일수록 잘 들을 것이다.’라고 사람들이 믿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효과입니다. 약뿐만이 아니라 몸에 작용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플라시보 효과가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화장품이라면 고가의 화장품을 사용하면 ‘반드시 예뻐질 것이다.’라는 믿음만 소비자에게 심어주면 성분이 똑같다 할지라도 확실히 저가의 화장품보다도 촉촉하고 예쁜 피부가 될지도 모릅니다.  또 이용자가 ‘나는 고가의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가짐으로써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게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 플라시보는 쉽게 관찰되지만 그것이 플라시보가 검증된 약보다 낫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이것이 유사과학이나 사이비종교에 악용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호메오퍼시(Homeopathy, 동종요법, 대체 치료법)라고 하는 대체의료를 믿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과학적 의료를 부정한 결과 심각한 건강 피해가 발생하는 큰 사회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대체의료를 신뢰함으로써 생길지도 모르는 플라시보 효과는 본래 받아야 할 치료를 거부해야 할 정도로 대단한 것일 수는 없습니다. 심리적인 작용만으로 실제 몸 안에서 생리적인 변화가 나타난다고 하는 플라시보 효과는 인간의 마음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과 동시에 많은 사람이 효과가 있다고 한다고 해서 정말 그렇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있는 것입니다. 


호메오퍼시(Homeopathy, 동종요법(同種療法), 대체 치료법)은  18세기 후반 독일의 의사 사무엘 하네만 (Samuel Hahnemann)이 창시한 대체 의학으로 인체에 질병 증상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시켜 치료하는 유사과학이자 대체 의학의 일종이다. 유사요법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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