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stander Effect, Genovese syndrome
심리학 교과서나 기타 자료에서 도움 행동과 방관자 효과를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1964년 뉴욕에서 일어난 키티 제노비스 살해사건은 반세기가 넘게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신문의 왜곡 보도에 의해 과장되고 각색되었다고 알려졌지만 다른 연구 결과에 의해서 도움 행동과 방관자 효과는 증명되고 있습니다(신문기사 참조).
['서프라이즈', 끔찍했던 美 제노비스 살인사건은 거짓?] - 2016.07.24 부산일보 -
24일 방송된 MBC '서프라이즈'에서는 '방관자 효과'라는 말이 생겨나게 된 제노비스 살인사건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1964년 미국에서 끔찍한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미국 뉴욕에 살던 28세의 여성 제노비스였다.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그녀는 한 남자의 겁탈에 의해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유력지 뉴욕 타임지에 해당 사건이 보도되자 사람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 이유는 범행 장소가 뉴욕 번화가인 퀸즈 지역으로, 당시 도와달라는 비명소리에 인근 주택에서 이 사건을 목격한 사람이 38이나 됐음에도 30여분의 시간 동안 아무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신고하지 않았던 이유가 '자신이 아닌 남들이 도와줄 것'이라고 장담했다는 것. 이 사건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됐고, 영감을 받은 학자들은 목격자가 많을수록 돕지 않는다는 '방관자 효과'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그러던 2016년 제노비스 사건이 왜곡보도라는 충격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그런 주장을 펼친 사람은 제노비스의 친동생이었다.
살해 당시 16살이었던 그는 충격에서 벗어나고자 해병대에 자원입대했고,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다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어 생을 포기하려 했던 그때, 목숨을 걸고 그를 구하러 온 전우 덕에 살아날 수 있었다.
그 사건은 누나의 죽음에 의문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 그리고 이에 대해 10년 간 백방으로 조사한 결과 당시 보도가 왜곡보도라는 것을 알아냈다.
그에 따르면 목격자가 38명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었고 6명에 불과했다고. 또 신고가 되지 않았다는 보도 내용, 숨을 거둘 때까지 혼자였다는 것까지 모두 왜곡이라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뉴욕 경찰이 뉴욕 타임스의 기자와 모종의 거래를 했다고 덧붙였다.
그의 주장이 맞다면 목격자는 왜 말을 하지 않았을까. 그 이유는 제노비스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당시 주민들에게 쏟아진 비난은 거셌고, 그에 대한 두려움과 제노비스에 대한 미안함에 용기를 내지 못했다고.
방관자 효과의 모티브가 된 제노비스 사건. 그러나 52년 만에 진실은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왜곡 보도였고, 친동생의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은 영화화됐다고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다른 사람을 도울까 말까는 그 사람 외 다른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 자신 이외에 도움에 나설 사람이 있는가 없는가, 그때의 기분 등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우선 중요한 요인은 다른 사람이 그 장소에 있느냐 없느냐입니다. 잠시 생각해 보면 그 장소에 다른 여러 사람이 있으면 서로 협력하여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연구를 통해 알아낸 것은 그 장소에 또 다른 사람이 있으면 도움을 받을 가능성이 낮아진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실험 결과를 보겠습니다. 어떤 연구에서 실험에 참가한 학생은 혼자인 상황 그리고 둘인 상황에서 설문지를 작성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서 방안에 연기가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연기를 알아차릴 때까지의 시간을 측정해 보았더니 혼자서 작성할 때는 5초 이내에 알아차렸습니다만 둘이서 작성하고 있었을 때는 20초 정도가 걸렸습니다. 또 세 사람이 그룹으로 설문지를 작성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연기가 스며들었다는 것을 보고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것은 연기를 알아차리더라도 다른 사람이 침착하게 있으면 자신만이 소란을 떠는 것은 안 좋다 라든지 다른 사람이 가만히 있는 것은 연기가 별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많은 사람이 있을수록 긴급사태에의 대응이 늦게 된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별도의 실험에서, 여성이 별실에서 넘어져 상처를 입고 비명을 지르는 소리를 들었던 학생은 자기 혼자 있었을 때는 70%가 도우러 갔습니다만 두 사람일 경우는 40%밖에 도우러 가지 않았습니다. 즉 다른 사람을 도우러 갈 수 있는 사람이 또 있을 때에는 실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적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곤란을 당한 사람을 도우러 가는 책임은 자신 만이 아니기 때문에 나 말고 누군가 다른 사람이 도우러 가면 된다라고 하는 ‘책임의 분산’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겠지요.
책임의 분산(diffusion of responsibility): 다른 누군가가 행동을 취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향. 이러한 가정은 종종 왜 사람들이 이타적으로 반응하지 않는가를 설명한다.
군중 속의 개인들은 자신의 주위에 있는 타인들이 개입 행동의 주체가 될 것이라고 가정하는 성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나의 책임이 아니다. 누군가가 그 상황을 처리할 것이다.’라고 행인은 설명할 것이다. 따라서 “책임감 분산(diffusion of responsibility)”을 통해 행인들 개인의 양심의 기능은 약화되고, 행인들 개인으로 하여금 개입 행동을 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실제 실험 참가자가 내부 전화로 통화 중이던 상대방이 대화 도중에 발작을 일으켜 도움을 구하는 소리를 쳤을 때 자신 만이 그 소리를 듣고 있다고 믿어 의심하지 않은 학생은 85%가 도우러 갔습니다만 자신 외에 네 명이 듣고 있다고 믿게 만들어진 학생은 31%밖에 도우러 가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함께 있는 사람이 많고 더구나 그 사람들의 반응이 확실하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을 돕게 하는 행동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도움을 받고 싶을 때에는 ‘책임 분산’이 일어나기 어렵게 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만원 전철 안에서 속이 안 좋아졌을 때, 속이 안 좋은 것처럼 하고 있으면 누군가가 알아차려 도와줄 것이다라고 기대하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확실하게 속이 안 좋은 것을 전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럴 때 누군가 한 사람을 지목해서 도움을 요청합시다. 그러면 그 사람은 자신이 여러분을 돕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하고 생각할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사람을 돕고 있는 것을 보면 자신도 돕게 됩니다. 어느 야외 실험에서 타이어가 펑크나 나서 곤란해하고 있는 여성운전자를 보기 직전에, 다른 사람이 동일한 상황에서 여성운전자를 돕고 있던 것을 본 사람일수록 여성운전자를 돕게 된다 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러므로 도움이 필요할 때는 다른 사람이 도움 행동을 하고 있을 것 같은 상황에서 도움을 청하면 좋겠지요. 연말 자선활동을 하고 있는 장소 옆에서 성금을 모금하면 더 유효하겠지요.
또 인간은 자신의 기분이 좋을 때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기분이 들게 됩니다. 공짜로 경품을 받아 기분이 좋게 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곤란을 겪고 있는 사람을 돕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밖에 남성보다도 여성이 도움을 받기 쉽고, 자신과 닮은 사람에게서 도움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은 사회적으로 약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고 자신과 상황이 비슷한 사람에 대해서는 동정하기 쉽기 때문이겠지요.
이처럼 인간은 언제나 일관적으로 곤란을 겪고 있는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되었을 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도움 요청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된 이유가 자기 자신에게 책임이 있을 때는 별로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도박으로 빈털터리가 되었을 때는 거의 도움을 받을 기대를 하지 못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