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낯선 도시에서의 첫 밤

by 데미안

부산을 떠나 처음 서울 땅을 밟은 날, 눈앞에 펼쳐진 퇴근길 풍경은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고 시끄러웠다.


정장을 입은 사람들은 바삐 각자의 길을 가고, 버스 정류장에는 기다리는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차도에서는 끊임없이 경적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하철역 출입구에서는 쏟아져 나오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렇게 한 장소에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광경은 부산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것이었다.


나는 들고 온 캐리어의 손잡이를 꼭 쥔 채,

한동안 거대한 도시의 흐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서울에서 마주한 첫인상은 거대한 파도처럼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


마침내 낯선 원룸에 짐을 내려놓고 나서야 긴장이

조금 풀렸다.


문을 닫자 바깥의 소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방 안에 정적이 찾아왔다.

숨 막힐 듯 조용한 공간에 혼자 서 있으니 오히려

가슴 한켠이 허전해졌다.


불을 켜지 않은 채 창밖을 바라보았다.

멀리서 희미하게 자동차들이 오가는 소리가 들릴 뿐, 주변은 놀라울 만큼 고요했다.


그 고요함 속에서 문득 부산 바닷가의 파도 소리가

떠올랐다. 아까까지 가슴을 뛰게 했던 설렘은 가라앉고, 낯선 도시에서의 외로움이 불쑥 고개를 들었다.

그렇게 서울에서의 첫 밤이 깊어갔다.


낯선 천장을 바라보며 누워 있으니

낮에 겪은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꿈에 그리던 서울 생활의 시작이 이렇게 쓸쓸할 줄은 몰랐지만, 그 속에는 분명 설렘도 함께 있었다.


나는 눈을 감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첫 시작의 밤은 지나가고 있었지만,

어쩌면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