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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물고기 Dec 31. 2024

작별인사

을씨년스럽다


어쩌면 사람은 착각과 오해 속에서 살다가 가는지도 모르겠다.

삶에 대한 태도가 욕심이든 집착이든 무관심이든 무시든 모두 각자의 선택이다.

나는 당신을 오해하고 싶지 않다.

착각 속에서 살고 싶지도 않다.

세상 속에서 몸을 부비든, 세상 밖으로 스스로를 가두든 그것 또한 당신의 몫이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위로받는 것이 인생이라면 좀 더 괜찮은, 좀 더 따뜻한 사람으로 내 삶을 사랑하고 싶다.

한 해를 보내며 나의 마음도 더 성숙하고, 더 깊어지길 바란다.

힘들고 기쁘고 슬프고 아프고 외롭고 괴롭던 순간들이 알알이 박혀있던 2017년과 이별해야 할 때가 되었다.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쉴 새 없이 달려온 당신과 나에게  위안과 격려를 보낸다.

올 한 해도 수고 많았어요~


<카카오스토리에 남긴 2017년의 작별인사>






2024년 12월 3일 이후로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마음의 여유가 없다.

쓸 말을 찾지 못하며 시간이 흘러갔다.


악은 이토록 거침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데
어째서
선은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

<드라마 ‘환혼 2, 빛과 그림자 중 대사>



한강 작가의 말처럼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고, 과거가 현재를 도왔기에 불법계엄을 막을 수 있었다.


21세기에 벌어졌다고는 믿을 수 없는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12월 내내 긴장했고, 불편했고, 불안하게 보냈다.

상식을 가진 다수의 국회위원과 탄핵찬성의 시민들이 함께 뜻을 모으고 행동해서 다행이었다

아직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내란은 현재진행 중이기에...


그런 중에


12월 29일 아침, ‘제주 항공 여객기 참사’라는 비보가 우리에게 날아들었다.

179명의 희생자 여러분들의 삼가 명복을 빕니다

가족을 잃은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제 비극과 슬픔으로 얼룩진 2024년과 작별인사를 나눠야한다.


내년은 을사년이다.


“을씨년스럽다”


을씨년은 '을사년(乙巳年)'이 변해 생긴 말이다.
을사년(1905년)은 우리나라가 강제로 외교권을 빼앗기고 통감정치가 실시된 해다.
즉 을사보호조약으로 일본의 속국이 되었으므로 을사년은 민중들에게 가장 치욕스러운 해인 것이다.
그래서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흐릴 때 '을사년스럽다'라고 하던 것이 지금의 '을씨년스럽다'로 변했다.


을사년이지만 을사년스럽지 않기를...

을씨년스럽지 않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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