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쿨

Issue Spotting (핵심 이슈 집어내기)

미국 로스쿨에서 배우는 가장 중요한 스킬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실무에서도 매우 유용한 것 같습니다.

Issue spotting (핵심 이슈 집어내기)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A와 B는 친구 관계입니다. A와 B는 술을 마셨고 둘 다 취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B는 A에게 100만 원을 빌려달라고 부탁했고, A는 흔쾌히 승낙했습니다. 다음날 술에서 깬 후, B는 A에게 1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A는 자신이 술이 취해 헛소리를 했다며 거절했습니다. A는 B에게 100만 원을 빌려줘야 될까요?

일단 팩트를 이해하고 나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A가 B한테 돈을 빌려줘야 한다 아니다가 아닙니다. 그것은 차후에 내릴 결론입니다.

여기서 핵심 이슈가 무엇일까요? A, B가 친구 관계인 것이 중요한가요? A, B가 술을 마신 것 자체가 이슈일까요? 아님 A, B 둘 중에 한 명이 거짓말을 할지도 모른다는 것일까요? 100만 원 액수의 많은지 적은 지가 이슈일까요?

제 생각에 핵심 이슈는, 술이 취한 상태에서 의사 표현의 유효성일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서 A가 취한 상태에서 B에게 돈을 빌려주기로 한 의사 표시가 유효한지 여부가 이슈 아닐까요? 또한 A가 B에게 "흔쾌히" 승낙은 했지만 차용증을 쓰진 않았기 때문에 구두 계약의 성립 여부도 이슈가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슈들에 대한 답을 내면, 앞에서 말했던 A가 B에게 돈을 빌려줘야 하는지 여부(결론)가 결정될 듯합니다.

그러면 다음 단계는 이슈들을 해결할 수 있는 관련된 법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법을 팩트에 적용해서 결론을 내면 됩니다. 이 단계들은 실제로는 이슈 집어내기보다 간단합니다.

위 단계들을 다시 정리하면, Issue (핵심 이슈), Rule (법), Application (적용), Conclusion (결론) 순으로 진행이 됩니다. 미국 로스쿨에서는 이 단계들을 줄여서 IRAC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이슈입니다. 이슈를 제대로 집어내지 못하면 엉뚱한 법 분석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만약에 여기까지 읽으셨는데 이러한 접근법이 이해가 잘 되신다면 (제 IRAC 설명이 정말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미국 로스쿨을 한 번쯤 도전해 볼만하지 않을까요!

기본적으로 미국 변호사들이 이러한 접근법을 가지고 사건을 분석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왜냐하면 IRAC은 정말 모든 미국 로스쿨에서 가르치는 고전과도 같은 테크닉이기 때문입니다.

혹시라도 영어로 IRAC에 대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위키피디아 링크를 첨부합니다. (https://en.m.wikipedia.org/wiki/IR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