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말할 것 없이 내 인생드라마.
제주 해녀 회장이셨던 친할머니가 일찍 돌아가신 내 엄마 역할로, 손주인 나를 아들처럼 키우셨다.
그렇게 고생만 한 나의 나이 많은 엄마는 내 나이 스물일곱에 드디어 생의 고통에서 벗어나셨다.
지금도 할머니의 살냄새가 또렷이 기억난다.
한창 여드름이 날 시기에 난 할머니의 검버섯을 여드름인 양 짜드렸었고, 할머니는 그 아픔을 소중한 순간으로 간직하려 내게 고맙다고만 하셨다. 지금은 너무도 창피하지만 소중한 추억이다.
이 드라마는 대사 하나하나가 뼈에 사무친다.
'ㅊㅅㄹ'이라는 제목의 애순이의 시는 그리움을 앓는 모든 이의 마음을 관통한다.
세 이모의 유머는 셰익스피어의 마음이 틀렸음을 말한다.
'가까이서 봐도 희극일 수 있다. 우리는 희극과 비극을 반복하며 살지만 생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걸 인정해야 만 한다'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살민, 살아진다.'
무쇠 양관식은 애순의 청량함에 식어졌다가도, 또 그들을 위해서 열과 성을 다해 사는 성실함으로 다시 뜨거워 지기를 반복해 담금질이 된다. 점점 단단해지게 된다.
'폭삭 속았수다' 는 드라마의 영역을 벗어나, 시청자가 어떤 마음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하나의 나침반 역할을 해주는 삶의 이정표이다.
1화부터 다시 봐야지.
'세월은 눈앞을 수채화로 만들었다.
미움도 흐릿하게, 사람도 축축하게.'
맘이 몽글몽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