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은 다양한 활동을 수반한 가능성
커버 이미지: 조동균-시간 속에서 선택되지 않았다는 것의 의미-4. 162x130.3cm mixed media 2015
미술가는 인간의 삶과 사고의 영역을 넓혀준다.
사람들이 일상에 매몰되어 범주화한 인식에 머물 때,
그들이 항해를 떠날 수 있도록 새로운 세계에 대한 꿈을 이야기해 준다.
-작업 노트에서
미술은 무엇인가?
미술은 결과에 대한 목적지향보다는 다양한 활동을 수반하는 가능성을 추구합니다.
E, H 곰브리치는 그의 저서 「서양미술사」 서문 <미술과 미술가들에 관하여>의 첫 구절에서 “미술(Art)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만 있을 뿐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미술은 정해져 있는 목적이나 방향이 아니라, 단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양산되는 미술가들이 창조해 놓은 결과물을 일컬어 미술이라고 지칭한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미술은 동사이다.”라는 명제는 미술의 예술적 표현을 창조하고 경험하는 과정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관점은 미술적 활동의 지속적이고 변형적인 특성을 강조함으로써 미술이 단지 명사, 오브제, 또는 산물이라는 개념에 도전합니다.
미술을 예술적 프로세스에 주안점을 두는 입장은 미술가가 작품을 창조하기 위해서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여러 동작과 판단 등의 창조적 여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고정된 형태나 스타일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예술적 언어를 끊임없이 새롭게 하기 위해서 경계를 허물고 진화하는 과정을 겪게 됩니다. 이는 매체, 스타일, 기법 사이를 옮겨 다닐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미술은 고정되고 경직된 모습이 아니라 유동적이고 진화하는 실체가 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미술을 표현적 행동의 방식, 생각, 감정, 관점 등을 전달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것입니다.
이는 미술가의 창조적 행동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개념을 탐구하는 데 있어서 작가의 의도를 강조하게 됩니다.
그리고 관객의 미술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장려합니다. 미술은 수동적으로 관찰되는 대상이 아니라, 창조적 대화 속에 관객에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능동적인 경험임을 강조합니다.
미술은 능동적인 실천을 통해서 미술가의 의지가 반영되는 과정을 총체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이는 시간과 공간을 따라서 창조적인 과정이 지속해서 변화하고, 이 속에서 미술가는 창조적 과정에 따라서 스스로가 진화하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리고 법률에서는 미술을 다양한 시각 활동의 결과물로 분류해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술 진흥법’에는 미술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미술은 전통적인 미술 형식인 복제할 수 있는 사진, 판화, 조각, 공예, 사진 이외에 동시대 미술에서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행위예술이 이에 포함된다”라고 하였습니다.
미디어아트는 예술적 매개체로 전자적 매체, 영화, 아날로그 및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는 모든 장르의 유형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영화, 텔레비전, 라디오, 음향, 비디오, 인터넷, 인터랙티브, 모바일 기술, 비디오게임, 복합 플랫폼 스토리텔링 및 위성 스트리밍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술품’은 일반적으로 미술 관련 활동을 통하여 산출된 결과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에는 미술품에 대한 예술적 가치 지향적 기준이 포함되어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예품을 일컬어 ‘공예 문예 산업 진흥법’에서는 “공예의 결과물로서 실용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물품”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적인 기술, 기법이나 소재 등에 근거하여 제작한 전통공예의 제품과 현대적인 소재나 기술, 기법을 활용하여 제작한 현대공예의 제품이 모두 포함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서양화가 / 조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