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결혼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함께 다닌 네 명 가운데 그 친구가 첫 번째로 상투를 틀었다. 서울에서 강릉을 거쳐 부산까지 자전거 여행을 하고, 새벽까지 술을 마시던 그 친구는 어느새 직업을 갖고 가족을 꾸렸다.
나머지 세 명은 축의금을 모았다. 12만 원을 봉투에 넣었다. 3만 원씩 내기에는 우리 마음이 풍족했고, 5만 원씩 모으기에는 주머니가 가벼웠다. 각자 여유 있는 만큼, 5만 원, 5만 원, 2만 원을 냈다. 3만 원을 내자던 친구는 계좌에 2만 3천 원이 남은 걸 확인하고 2만 원을 냈다.
2만 원을 낸 친구는 일주일간 편의점 도시락을 먹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