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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반 Aug 26. 2017

<잠실동 사람들>과 불온서적

<잠실동 사람들>(정아은, 한겨레출판, 2015)

1. <잠실동 사람들>(정아은, 한겨레출판, 2015)을 읽었다. 잠실동을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다. 교육열이 치열한 엄마들과 가정의 일상을 담았다. 한 챕터를 넘어갈 때마다 시점이 바뀐다. 처음엔 대학생에서 그와 함께 있던 아저씨, 그리고 그의 부인. 인물과 시점이 바뀌면서 사건이 진행된다.


같은 장소와 사건을 다른 인물들의 눈으로 볼 수 있어서 지루하지 않다. 나는 저 사람을 이런 점에서 부러워하는데, 또 알고 보면 저 사람이 나를 저런 점에서 질투한다. 앞에선 웃으며 뒤에서는 다른 마음을 품는 솔직한 인간도 구경할 수 있었다. 각 인물이 가진 속물근성을 창피할 정도로 보여준다.


2. Larry King의 <How to talk to Anyone, Anytime, Anywhere>를 그만뒀다. 머리를 식힐 겸 가벼운 내용의 책을 골랐었는데, 오히려 흥미를 떨어뜨리는 주제였다. 이번엔 <New Ideas From Dead Economists>를 폈다. 토드 홀크부츠의 책인데 번역본으로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가 나와있다. 애덤 스미스부터 제임스 뷰캐넌까지, 굵직한 경제학자들의 핵심 주장을 따라가며 경제사를 훑는 책이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는 군대에서 읽었다. 정확히는 2014년 1월 17일부터 읽었다. 어떻게 아냐고? 맨 앞표지에 '보안성 검토필' 도장이 찍혀있다. 군대에 들어오는 모든 책은 다 검사를 받고 '불온서적'이 아니어야만 읽을 수 있다. 그때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은 보안 검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띠지에 미국을 비판하는 글귀가 큼직하게 걸려있다는 이유였다. 그래도 읽을 수 있었다, 나는 그때 병장이었기 때문이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는 638쪽이고 <New Ideas From Dead Economists>는 332쪽이다. 책도 가볍고 마음도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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