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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라반 Aug 24. 2017

공범자들

최승호 PD의 영화 <공범자들>을 봤다. 상영하는 영화관이 드물었다. 가장 가까운 게 메가박스 서현이었다. 대략 120석이었는데 50명 정도가 자리를 채웠다. <공범자들>은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가 공영방송을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보여준다.


권력에 조인트 까이며 앉은자리가 부끄럽지는 않을까. 후배들이 부당해고를 당하고 수모를 겪고 있는데도 그들은 눈 깜짝하지 않았다. 공범자들은 주범자가 시키는 대로 머리를 조아렸다. 잔뜩 훔츠린 언론은 세월호가 침몰할 때, 앞장서서 구조를 막았다.


"잘들 산다, 잘들 살어." 영화에서 나오는 최승호 PD의 대사다. 언론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들은 좌천되고 해고당하고 투병 중인데, 언론을 망친 공범자들은 사장직을 맡고 "나처럼 돼라"며 강연을 다닌다. 추방된 사람들은 늘어진 면티나 땀에 젖은 머리띠를 두르고 있고, 굴러들어 온 사람들은 말쑥한 정장 차림에 경호원을 대동한다.


기자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된다. 기자는 지식인이라거나 엘리트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들이 다른 노동과 다른 고차원적인 일을 한다는 것도 아니다. 택시운전사가 손님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듯이, 기자라는 직업은 진실을 알려야 한다. 권력이 무엇이건 상관없이, 기자는 진실만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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