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라반 Sep 22. 2017

구내염

구내염은 내 친구

나는 구내염을 달고 산다. 양치질을 하다가 상처가 나면 다음날 어김없이 생긴다. 상처가 나지 않아도 갑자기 등장한다. 지금도 두 개의 분화구가 있다. 하나는 턱 쪽에 있어 거슬리지 않는데, 다른 하나는 윗잇몸이라 뭘 하든 쿡쿡 찌른다. 이 두 개가 없어져도 다시 새로운 녀석이 자리를 차지할 테다. 그놈도 또 자기 편한 곳에 자리 잡겠지.


알보칠을 달고 산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바른다. 어쩔 땐 오기가 생겨, 피가 날 때까지 허연 구멍을 지진다. 그러면 이 녀석들이 내가 화난 거에 맞춰주듯이 한동안 아프지 않다. 안 아프다고 하루 이틀 약을 바르지 않으면 다시 나타나 약 올린다.


구내염이 입에 몇 개가 생기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다섯 개가 나와도 입 구석구석이라면 괴롭지 않다. 한 개여도 천해의 요새에 자리 잡으면 그걸로 끝이다. 어쩔 수 없다, 어르고 달래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시고, 약을 적당히 바르고, 조심조심 양치질해야 한다.


매일 지는 싸움이지만 포기하지 않을 거다.

작가의 이전글 논문 읽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