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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배낭여행 5 - 아들이 사준 방비엥샌드위치

조이패밀리라오스배낭여행이야기

by 조아빠

"아영아 오빠가 라오스 가면 아이스크림이랑 방비에 샌드위치랑 한 번씩 사줄게"

"아들 아빠랑 엄마는?"

"아~~ 방비엥 샌드위치는 사드릴게요."


아들은 라오스 여행 가면 자기가 먹고 싶고 사고 싶은 게 있을 때 마음대로 사용하고 싶다며 용돈 4만원을 모아왔다.

동생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겠다고 약속할 때 조아빠 이엄마의 샌드위치도 약속을 받았다.


그렇게 가져온 용돈을 첫날 아침부터 언제 줄 거냐며 몇 번을 물었다. 한국에서도 자기 물건을 잘 챙기지 못했기에 분실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조아빠 그때그때 주고 싶었는데 아들은 생각이 달랐다. 혹시 잃어버리면 전 재산이 없어지니 반만 먼저 주겠다 제안을 했다. 일단 준다고 해서 그런지 아빠의 염려하는 마음을 공감한 건지 하성이도 흔쾌히 수락했다. 엄청 부자가 된 거 같은 표정으로 지갑을 보조가방에 넣고 기분 좋게 웃으며 숙소를 나섰다.


아침으로 비엔티안의 맛집인 도가니 국수를 먹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카페가 보였다.

"애들아 우리 망고 셰이크 한 잔 해야지?"

"네~~ 좋아요"

"하성아 네가 사주라"


망고 셰이크가 먹고 싶었던 조아빠가 대뜸 아들에게 사달라고 했다. 사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은 건데 아들이 어떻게 나올까 궁금해 슬쩍 던 저본 말인데 아들은 흔쾌히 사주겠다며 카페 안으로 들어갔다. 가격은 45,000낍(약3150원)이었다.


"두 개 시키는 거야?"

"아니 1개"


방금 아침을 먹었으니 3개를 시켜 각자 1개씩 먹는 건 너무 많을 거 같았다. 3개를 시키기 전에 선수치듯 2만 시키자고 말한 건데... 아들은 1개만 시킨다는 것이었다. 생각하지 못한 전개에 살짝 당황했다.

분명 자기 돈으로 사니까 1개만 사겠다는 뜻이 분명했다. 속이 좁은 조아빠는 순간 아들이 치사하게 느껴졌다. 사람이 3명인데 1개는 너무 적은 거 아니냐며 한마디 할 수도 있었지만 그 한마디가 우리의 행복한 여행, 기분 좋게 망고 셰이크를 사는 아들의 마음을 어렵게 할 것이었다. 더욱이 얻어먹는 입장이니 입을 다물었다.

조아빠의 한마디가 없어서 우리는 평화롭게 다른 나라에서 먹었던 망고 셰이크 맛을 떠올리며 기다렸다.

드디어 라오스에서 먹는 첫 망고 셰이크가 나왔다. 한 번씩 돌아가면 맛을 보는데 찐으로 맛이 있었다.

여기서 먹은 망고 셰이크가 그 후로 라오스 여행 중에 먹은 수많은 망고 셰이크 중에 1등이었다.

아들이 사줘서 맛있었던 건가 싶기도 하다.


숙소에 돌아와 아침 관광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와 짐을 챙겨서 방비엥 버스를 타로 갔다. 사람이 적어서 12~15인승 정도 되는 밴을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려 방비엥에 도착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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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티안에서 출발-> 방비엥톨게이트 통과

우리는 방비엥에 도착해서 늦은 점심으로 방비엥 샌드위치를 먹기로 했다. 아들이 라오스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이자 꼭 2번은 먹겠다고 하며 큰 기대를 하고 있었던 음식이다. 구글 지도를 보니 15분 정도 거리였다. 길을 잘 찾는 조아빠를 선두로 각자의 배낭을 메고 방비엥거리를 걸었다.

20250210_130133.jpg?type=w773 걸어가는 것이 진정한 배낭여행이지

한낮이 되니 점점 더워졌다. 배낭을 메고 샌드위치 거리까지 걸어가는 것이 조하조아남매에게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빠 얼마나 남았어요? 언제 도착해요? 목말라요. 더워요. 무거워요."

"거의 다 왔어. 저 앞이네.. 가서 시원한 것도 사 먹자"


5분 정도 걸었을까? 조하조아남매 자꾸 아빠를 부르며 자기들 힘들다고 아우성 되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더운 날씨 속에 걸어서 여행하고 있으니 조하조아남매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솔직히 나도 좀 힘들긴 했지만 빨리 점심을 먹어야 한다는 목표의식으로 쉬지않고 직진했다.



드디어 방비엥샌드위치 거리에 도착을 했다. 6~7개의 노점들이 즐비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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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국 사람들의 후기가 많은 폿이모네 집으로 향했다. 다행히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서 바로 주문을 했다.

각자의 취향대로 메뉴판에 있는 1~4번의 메뉴

1. 비프 베이컨 햄 치즈 오믈렛, 2. 치킨 베이컨 햄 치즈 오믈렛, 3.햄베이컨치즈오물렛,4.치킨베이컨오물렛

을 선택했고 아이들은 토마토를 빼고 주문을 하고 요리되는 방비엥샌드위치를 구경하였다.


"여보 그런데 어디에서 먹어요? 여기 테이블이 없네?"

"어~~그러게~~~"

"숙소에 가서 먹어야겠는데~~~"


방비엥 샌드위치를 알아볼 때 사람들이 서서 먹거나 숙소에 포장해서 먹는 모습을 보면서 테이블이 없을 거라는 생각을 1도 못했기에 조아빠도 좀 당황을 했지만 숙소가 근처에 있으니 숙소에서 먹기로 했다.

(폿이모가게 맞은편에 테이블이 있는 식당에서도 샌드위치를 판매했는데 주문해서 먹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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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재료만 봐도 너무 맛있어 보였다. 점심을 안 먹어서 인지 침이 꼴딱꼴딱 넘어가고 있었다.

빨리 완성돼가기만을 기다리는데 다른 손님들 무리가 와서는 3개의 샌드위치를 주문했다.

그 후에 벌어진 상황이 좀 당황스러웠다. 당연히 우리 거를 먼저 해서 줄 거라 생각했는데 추가로 주문받은 나머지 샌드위치를 함께 조리하기 시작했다. 프라이팬에 올라가 빵이 4개에서 7개가 되었고 다른 빵들의 속 재료가 들어가는 사이 우리의 샌드위치는 방치되어 있었다.

그렇게 진행된 요리 덕에 거의 비슷한 시간에 순차적으로 완성이 되었다. 우리 거 먼저 해달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그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는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었는데 라오스 폿이모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요리를 이어가셨다.


오랜 기다림 끝에 완성된 방비엥 샌드위치를 포장해서 시원한 콜라도 한 개씩 사서 숙소에 도착을 했다.

체크인을 하고 가방을 내려놓자마자 우리는 허겁지겁 꿈에 그리던 방비엥샌드위치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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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간 소스를 보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었다.ㅎㅎ


"와~~아빠 엄청 맛있어요. 엄청 커요. 근데 이제 우리나라 돈으로 3500원밖에 안 해요."

"그치? 싼데 너무 맛있다. 근데 아들 이거 네가 사주기로 한거 아냐? 아까 아빠가 계산했는데~~"

"아~~ 우리 어차피 한 번 더 먹을 거니까 그때 살게요."


조하조아남매는 엄청 감탄을 하며 샌드위치를 흡입했고 하성이는 오늘 못 산 샌드위치를 다음에 먹을 때 사기로 했다.


시간이 흘러 방비엥에서 4박 5일의 마지막 날 아침으로 방비엥샌드위치를 먹기로 했다. 11시에 루앙프라방행 기차를 타야 했기에 아침 8시에 서둘러 샌드위치를 사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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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 너무 이른 아침인가?


문을 열지 않았다. 순간 맨붕이 찾아왔지만 지금 아무것도 못 사면 아침을 못 먹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으로 가족의 아침을 책임지기 위해 다른 거라도 사야겠다는 마음으로 식당가로 갔다. 샌드위치 포장마차의 마지막 집이 장사하는지 천막이 걷혀있었다. 그런데 사장님이 보이지 않았다. 화장실에 갔겠지 하는 마음으로 5분 정도 기다렸는데도 나타나시지 않았다.

포기를 하고 그냥 다른 음식을 사야겠다고 하는 순간 딱하니 적혀있던 전화번호가 눈에 들어왔다. 전화를 걸어 잘 못하는 영어로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다. 사장님은 시장에서 장을 보고 있다고 3분만 기다리라고 했다. 오픈을 한 가게가 딱 한 군데라서 생각지도 않은 빅마마 이모한테 샌드위치를 2개와 바나나로 띠를 포장해서 숙소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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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하면 아침을 먹었다. 단 한 사람만 빼고 말이다.

그 한 사람은 돈을 낸 아들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화장실에서 나오며 변이 이상하다는 아들


"하성아 오늘 아침은 안 먹는 게 어때?"

"힝~~ 나도 샌드위치 먹고 싶은데..."

"우리 앞으로 여행이 더 많이 남았는데 살짝 달랐을 때 관리를 해야 더 맛있는 거 먹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 안 먹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알겠어요."


정작 돈만 내고 자기는 먹지 못한 아들 앞에서 맛있다는 표정을 숨기며 먹느라 좀 힘들었지만 빅마마이모 샌드위치도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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