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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빠 Jun 22. 2023

3. 아빠 쓰레기를 버리면 지구를 죽이는 거야!

감기로 어린이집에 안 간 둘째와 함께 다*소에 가기로 했다. 운동도 하고 탄소중립도 실천하기 위해 왕복 40분을 걸어가기로 했다.


“아빠 누가 아이스크림을 버렸네? 우리가 주워가자”

“아영아 우리가 다*소 갔다 집에 갈 때도 이 길로 가니까 집에 갈 때 주워갈까?”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보석* 비닐을 보고는 주워가자고 먼저 제안을 하는 딸이었다. 쓰레기를 주워 넣을 봉투가 전혀 없었기에 돌아오는 길에 주워가자고 머리를 섰다.


큰 옷가게 옆을 지나가는데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시선유도봉 속에 쑤셔 넣어져 있던 쓰레기를 보며 둘째가 말했다.


"아빠 쓰레기를 버리면 지구를 죽이는 거야! “

“그래?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되겠다.”


확신에 찬 말투로 이야기하는 딸에게 반응을 해주니 ‘아빠는 그것도 몰라요?’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알면서 모르는 척 연기했지만 딸의 모습에 흐뭇했다


쇼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약속대로 보석* 비닐 쓰레기를 주웠다. 몇 걸음 더 가다 보니 설레*이 또 눈에 보였다. '설마 저것도?'라고 생각하는 순간 빛처럼 빠른 아영이가 움직였다.


"아빠 여기도 누가 아이스크림을 버렸어"

후다닥 뛰어가서는 쓰레기를 주웠다. 옆에 다른 쓰레기도 있었는데 아이스크림 봉지만 줍는다. 혹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은 마음에 줍는 건가 궁금했지만 사달라고 할까 봐 물어보지 않았다.


초등학교 앞을 지나는데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쓰레기를 발견했다. 학기가 끝나고 교실을 정리하다 나온 다양한 물건들이었다. 그곳에서 멀쩡한 바구니 2개와 나뭇가지에 걸려있던 멸균팩 1개를 더 주워 집으로 돌아왔다.


"아영이가 가서 바구니 씻어줄 수 있어?"

"네~~ 그럼 아빠는 다른 거 씻어요. “


함께 주워왔으니 끝까지 함께 하고 싶어 제안을 했는데 흔쾌히 받아들였다.

아영이가 씻은 바구니는 장난감통으로 쓰고 나머지는 씻어 분리수거를 했다.


쓰레기를 주워가자고 먼저 이야기를 한 둘째의 그 말에 어른으로 부끄럽고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가 주워온 것은 비록 몇 개의 쓰레기지만 이런 작은 노력들이 필요하다. 내 아이가 살아갈 지구를 위해 아빠로 어른으로 해야 하는 일을 찾아 실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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