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연락 차이

by 구하늘

한국과 일본의 연락 패턴은 꽤 다르다.

장담하건대, 대부분의 한일 커플은 연락 문제로 한 번쯤 다퉈봤을 것이다.


일본에서는 업종이나 직책을 불문하고 근무 시간 중에 개인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다. 보통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직장인을 기준으로 한다면, 연락이 가능한 시간은 출근 전과 점심 시간 그리고 퇴근 후 뿐이다. 게다가 아침에는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해야하고, 퇴근 후엔 자기만의 힐링 시간이 필요하니 연락이 느린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심지어 어떤 곳은 직원이 근무 중 휴대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보이면 윗선에 고자질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환경 탓에 일본에서는 칼답이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그냥 친구 사이라면 메시지를 보낸 뒤 일주일쯤 지나 답장이 오는 것도 드문 일은 아니다.




일본에는 '멘헤라(メンヘラ)'라는 표현이 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을 의미하는데,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가 ‘메시지 칼답, 답장 재촉’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대로 된 일을 하지 못하고, 늘 타인과의 관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성향이 나타나서 그런거겠지. 그래서 일본 친구에게 몇 시간 동안 답장이 없다고 “뭐 해?”, “바빠?” 같은 메시지를 또 보내면, 오히려 나를 점점 멘헤라로 생각하고 멀어질 수 있다. 물론 호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좀 더 빠르게 답장을 하겠지만, 첫 만남에서 바로 반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은가. 그래서 일본 친구를 사귈 때는 인내하는 마음으로 다가가야한다.




우리도 하루에 1~2번, 어떨 때는 2~3일에 1번 메세지를 주고받는 정도였다.
시오리는 원래 한국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친구 따라 여행을 다녀간 뒤 한식의 매력에 빠졌다고 했다. 그래서 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독학으로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는데, 그 단순하고 귀여운 동기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하루에도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가끔씩 오가는 연락이 오히려 기다림과 설렘을 안겨주었다. 서로의 노래 취향, 좋아하는 계절, 시시콜콜한 일상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대화창의 메시지도 하나둘 쌓여가기 시작했다.

매거진의 이전글다시 이어진 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