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처음에는 서로 존댓말을 쓰고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반말이 섞이기 시작했다.
“이번 주말은 친구랑 홋카이도 갔다 올게!!”
“좋겠네~~ 나 홋카이도 한 번도 안 가봤는데ㅠㅠ”
“내가 사진 많이 보내줄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서로의 일상을 나누게 되었다.
연락만 보면 누가 봐도 연인처럼 보일 법한 사이.
분명 끌림은 있었지만 친구에서 그 이상으로 나아가기엔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
무엇이 마음에 걸리는지 곰곰이 생각해봤다.
우리는 꽤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나는 아직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직업이나 취미 같이 겉으로 보이는 정보가 아니라, 그녀의 내면에 대해.
그게 마음에 걸렸다.
그러던 중 우리를 조금 더 가깝게 만든 계기가 생겼다.
“오빠, 나 고민 있는데 전화해도 돼?”
“응”
늘 웃던 모습만 보이던 그녀가 처음으로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
조금은 낯설게 느껴졌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녀는 대학 졸업 후 줄곧 회계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업무 스트레스가 너무 커서 IT 분야로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마침 IT는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이기도하다.
“IT도 적성에 안 맞으면 지금보다 더 힘들 수 있어.
세부 분야도 워낙 다양하니까 먼저 이것저것 공부해보고 본인에게 맞는 걸 찾는 게 좋을 것 같아.
바로 이직까지 결정하는건 너무 성급해보여.
예를 들어 요리사도 한식, 중식, 일식, 양식처럼 자기만의 분야가 있잖아?
지금 상태는 무작정 '요리사가 되고싶어요'밖에 안돼."
가능한 한 현실적으로 이야기해줬다.
잠시 정적 뒤에,
"그럼 뭐부터 해야돼?"
너무 광범위한 질문이라 말문이 막혔다.
'이걸 어디서부터 알려줘야하나...'
"일단 어떤 분야가 있는지 알려줄게"
“잘부탁해요!!”
얼떨결에 우리는 매주 함께 공부를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