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혹시 성이 어떻게 되실까요

by 구하늘

시오리를 보내주고 돌아가는 길, 버스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 고요를 깨고 가방 속에서 진동이 울렸다.


"오빠"


‘갑자기 뭐지?’
‘이제 그만 만나자는 얘기라도 하려는 건가?’
‘이렇게 끝나나...’


고작 단 두 글자에 심장이 쪼그라들었다. 애써 평정심을 유지하며 답장을 보냈다.


"응?"

"나 이어폰 두고왔나봐ㅠㅠ 아무리 찾아도 없어ㅠㅠ"


'하... 내가 이렇게 쫄보였다니...'

팽팽하게 당겨졌던 긴장이 한순간에 탁 풀렸다.


"음... 마지막으로 어디서 썼어?"

"기억이 안나는데... 아, 호텔에서 친구랑 전화할 때 썼던 것 같아!"


시오리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호텔 앞까지 데려다준 적이 있어 위치는 대충 알고 있었다. 다만 집과는 정반대 방향이라 지금 당장 가기에는 내심 귀찮은 마음이 스쳤다.


"일단 내일 가볼게"

"진짜 죄송합니다ㅠㅠㅠ 감사합니다ㅠㅠ"




다음 날, 평소보다 조금 서둘러 나와 출근 전 호텔에 들렀다.


"안녕하세요. 어제 체크아웃했는데 방에 이어폰을 두고 온 것 같아서요.

혹시 보관중인 물건 있을까요?"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시오리요"

"혹시 성이 어떻게 되실까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시오리의 성...?


생각해보니 우리는 처음 만난 날에도 우린 거창한 통성명을 하지 않았고 라인 프로필에 등록된 정보로 이름을 알게 되었다. 지금도 라인에는 '시오리'라는 이름만 있을 뿐 성은 적혀 있지 않았다. 그동안 한 번도 이상하게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아... 잠시만요..."


프론트 직원의 시선이 미묘하게 변했다. 잘못한 건 없는데 순식간에 수상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급히 시오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음만 공허하게 울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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