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목소리는 없었다.
"...다음에 다시 올게요."
무안함에 대충 얼버무리고 호텔을 나서려는 찰나, 시오리에게서 전화가 왔다.
"미안... 자고있었어... 무슨 일이야?"
아직 잠이 덜 깬 목소리였다.
"아, 깨워서 미안해. 지금 호텔 와 있는데 시오리 성이 뭐야...?"
"아침부터 고마워. 어라, 내가 풀네임 말한적 없었나..?
'코자쿠라 시오리'야"
코자쿠라.
작을 소(小)
벚나무 앵(桜)
앵(桜)자는 벚꽃나무를 뜻하며 일반적으로 '사쿠라'라고 읽는다.
작고 아담한 체구에 발랄한 성격. 벚꽃잎을 연상시키는 그 이름이 시오리와 묘하게 잘 어울렸다.
다행히 이어폰은 분실물로 보관되어 있었고 물건을 대신 수령한 뒤에 다시 전화를 이어갔다.
"안녕하세요, 코자쿠라상. 처음 뵙겠습니다"
장난스러운 인사에 시오리도 맞장구를 쳤다.
"네, 안녕하세요. 코자쿠라이므니다.
잘 부탁드리므니다"
전화 너머로 서로 어이가 없다는 듯 웃음이 터져 나왔다.
"아니, 직원이 성이 뭐냐고 묻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모르고 있었던 거야.
친구 물건 찾으러 왔다면서 성도 모르니까 나를 얼마나 이상한 사람처럼 쳐다보던지"
"아 진짜? 푸하하하하"
비몽사몽 잠긴 목소리로 큭큭거리며 웃는 그 소리가 귀 끝을 간지럽혔다.
이불 속에서 웃는 모습이 눈앞에 그려져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어폰은 다음에 일본 갈 때 가져다줄게. 나 이제 출근해야 돼!"
"아침부터 웃게 해줘서 고마워! 오늘도 화이팅!"
짧은 아침 인사 한 마디에 출근길의 피곤함이 사르르 녹아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