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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신애 Mar 20. 2024

요즘 같은 시대에 아사(餓死)라고요?



  영하 7도 춥고 한산한 새벽, 50대 무명녀 신원확인이 되지 않은 채 싸늘하게 병원으로 도착했다.

경찰이 찾아와 지문을 채취했지만, 어떤 내용도 알 수 없었다.


  사인(死因)은 영양실조

추운 날씨에 공복상태가 지속되어서 쓰러졌는데 아무런 조치 없이 방치되어 있다가 행인의 신고로 응급실까지 이송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주린배를 쥐고 홀로 죽음을 맞이했다.


   고인의 미수보고서(응급대지급신청서)를 보면서 마음이 쓰라렸다. 연락할 보호자도 없었고, 환자의 이름도 나이도 무명인 상태로 관할 동사무소에서 시체처리된다는 사실이.. 황망했다.


  어떠한 감정도 이 죽음에 비할 수가 없어서, 그저

생각 나는 순간마다 그분을 추모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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