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불던 날
글쓰는 스칼렛
바람이 분다.
매서운 칼바람이다.
내 마음도 시큰해서 벌벌 떨고 있는데
차가운 날카로움을 직접 대면하니
송곳으로 찌른 듯 메마른 구멍이 더 크게 입을 벌린다.
그때, 뻥 뚫린 마음에 기억의 햇살이 비쳐든다.
언제나 포근했던 엄마 생각이 난다.
그녀의 희생과 인내에
마르고 갈라졌던 마음이 따뜻한 눈물로 촉촉해진다.
언제나 따뜻한 미소와 배려로 웃게 했던
삶의 지인들이 생각난다.
이 때다 싶어 감사한 마음을 카톡으로 보내니
역시나 온기를 담아, 위로를 담아
차갑게 식어가던 마음의 온돌에
훈훈한 군불을 때워주신다
사랑하는 가족들.
출근길에, 등굣길에 한 번 더 안아준다.
미소를 건네고
체온을 나눠본다.
고민이 나의 마음을 갈기갈기 헤집어놔도,
자존감이 아슬아슬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다고 해도,
뭉클하게 데워주는 사람의 온기가,
자연스레 번져가는 감사함의 미소가,
날 위로해 준다.
날 일어나 걸어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