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생활의 모든 소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교차로 신문. 이제는 종이 대신 디지털로, 부동산과 구인구직 정보를 그대로 확인할 수 있다.
울산에서 살아온 지 어느덧 십 년이 넘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동네 상가 입구마다 빨간색 박스에 쌓여 있던 ‘울산 교차로 신문’이 익숙한 풍경이었다. 출근길에 하나 들고 버스에 올라 부동산 매물을 훑어보거나, 아르바이트 코너를 꼼꼼히 챙겨보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그때는 종이 한 장이 지역의 정보망 역할을 했고, 누구나 무료로 잡지를 가져다 쓸 수 있었기에 울산 시민들의 생활 곳곳에 교차로 신문은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이 신문의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 디지털 전환의 흐름 속에서 울산 교차로 또한 ‘신문 그대로 보기’라는 온라인 서비스를 내놓았다. 이제는 종이 대신 휴대폰 화면을 통해, 익숙한 레이아웃 그대로 신문을 넘기듯 볼 수 있다. 단순한 웹페이지 나열이 아니라 마치 신문을 펼쳐보는 듯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세대 간의 거리도 좁혀졌다. 나 역시 오랜만에 사이트를 열어보며 예전처럼 페이지를 넘겨보았는데, 그 순간의 감정은 예상보다 묘했다. ‘시간이 흘러도 형태는 남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울산은 산업도시이지만 동시에 주거지로서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곳이다. 특히 동구와 북구 일대의 부동산 시세는 몇 년 사이 뚜렷하게 달라졌다. 조선업 회복세와 함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전세와 매매 모두 활기를 띠고 있다. 이런 변화를 가장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교차로 신문이다.
신문 그대로보기 서비스를 통해 확인해보면, 울산 각 구별 부동산 정보가 세분화되어 있다. 동구에서는 일산동과 전하동의 아파트 매매가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북구의 경우 송정지구 신규 아파트 입주 소식이 활발하게 올라온다. 중구와 남구는 오랜 주거지로 자리 잡은 지역답게 리모델링 매물이나 상가 임대 정보가 풍부하다.
나 역시 얼마 전 울산 남구의 작은 오피스텔 매매를 검토할 때 교차로 신문을 참고했다. 부동산 중개앱과 달리, 교차로 신문은 실제 중개사무소에서 등록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신뢰도가 높았다. 전화번호나 세부 주소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현장 확인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종이신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왔을 뿐 그 ‘생활밀착형 정보’의 본질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다.
울산 교차로 신문을 열어보면 매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구인구직 코너이다. 울산은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공존하는 도시로, 각 구마다 채용 정보의 색깔이 뚜렷하다. 동구는 조선소 협력업체와 관련된 생산직 채용이 많고, 북구는 물류와 운송, 창고 관리직 공고가 자주 올라온다. 반면 중구와 남구는 프랜차이즈 매장, 카페, 병원 등 서비스직 중심의 채용이 많다.
내가 자주 가던 남구의 한 카페 사장님은 요즘도 교차로 신문 온라인판에 아르바이트 공고를 올린다고 했다. “SNS보다 교차로를 통해 오는 지원자가 훨씬 성실하다”는 그의 말은 단순한 경험담을 넘어, 지역 기반 매체의 신뢰도를 보여주는 예시처럼 느껴졌다. 실제로 교차로 구인란은 단기 알바뿐 아니라 장기 근로자 모집 공고도 많아, 구직자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신문 그대로보기’ 페이지에서는 날짜별로 신문을 그대로 볼 수 있어, 특정 날짜의 채용정보를 비교하거나 변화를 확인하기도 용이하다. 예를 들어 10월 초에 올랐던 채용공고와 11월 중순의 공고를 비교해보면, 계절과 산업 흐름에 따라 모집 직종이 달라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울산 교차로의 ‘신문 그대로보기’ 서비스는 단순한 온라인화가 아니다. 오랜 시간 지역민이 쌓아온 생활정보의 신뢰 위에, 디지털 접근성을 더한 것이다. 예전에는 종이신문이 하루의 생활정보를 제공했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확인할 수 있다.
내가 흥미롭게 느낀 부분은 이 서비스가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커뮤니티의 역할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구인구직, 자동차 매매, 전원생활 코너 등 각 분야의 정보가 여전히 분류되어 있으며, 종이신문 특유의 질서와 규칙이 그대로 살아 있다. 사용자는 자신이 익숙한 형식 안에서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누릴 수 있다.
또한 교차로의 온라인화는 지역 소상공인에게도 새로운 홍보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 업체들은 여전히 교차로 신문을 통해 광고를 집행하고 있으며, 온라인판에서도 그대로 노출된다. 이러한 방식은 지역 광고의 지속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신문을 단순히 과거의 매체로 여기는 시선도 있지만, 울산 교차로 신문을 보면 여전히 지역 사회에서 종이와 글의 힘이 존재함을 느낀다. 디지털 기술이 모든 것을 빠르게 대체해가는 시대에도, 교차로는 ‘지역의 생활 속 기록자’로 남아 있다.
나는 가끔 울산의 바람이 세게 부는 날, 버스 정류장 옆에 놓인 낡은 교차로 신문함을 본다. 종이가 한 장도 남지 않은 빈 상자일 때도 있고, 누군가 방금 놓고 간 신문이 잔뜩 쌓여 있을 때도 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오랜 시간 지역민의 손을 거쳐 전해진 정보의 무게를 느낀다.
디지털 교차로가 등장했어도, 그 본질은 같다. 울산이라는 도시가 살아 숨 쉬는 이야기를 담아내는 기록물, 그것이 바로 교차로 신문이다. 부동산의 변화, 일자리의 흐름, 사람들의 일상과 희망이 여전히 그 속에 있다.
결국 ‘울산 교차로 신문 그대로보기’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와 같다. 종이에서 화면으로, 손끝에서 터치로 바뀌었을 뿐, 지역민의 삶을 지탱하는 정보의 역할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꾸준함이야말로 울산이라는 도시를 오랫동안 지탱해온 힘이라고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