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 재산조회 결과, 공무원 연금은 재산이 아니었다
연금의 안부를 묻는다.
23. 2. 17. <사진 임자 = 글임자 >
"오늘 재산 등록했어."
"그래? 진짜 다 나왔어?"
"응. 자기 거 행정공제회에서 받아서 만든 적금이랑 통장에 몇 십만 원 들어 있는 거랑 애들 통장까지."
"진짜?"
"그렇다니까."
"혹시 내가 모르는 그런 통장 같은 건 안 나왔어?"
"그런 건 없어."
"아쉽네."
"집, 차, 대출, 이런 거 다 나오더라."
거의 한 달만이다.
공직자 재산 조회를 한다며 남편이 내게 통보를 하고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음,
내 것까지 다 조회되는 걸 보면 법적으론 아직까지도 부부가 맞긴 하군.
"근데 자기 공무원 연금은 안 나오더라."
"거 봐. 그게 왜 내 재산에 들어가겠어."
"난 그게 들어갈 줄 알았는데."
"내가 말했잖아. 그런 건 재산으로 안 잡힐 거라고. 얼마 되지도 않는 거."
"아무튼 그것만 빼고 다 조회된 것 같아."
한 달 전에 남편과 나의 최대 관심사는 나의 연금이 과연 재산으로 잡힐 것인지 아닌지였다.
남편은 '그것도' 재산에 들어갈 거라며 확신했고, 나는 그렇지 않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왠지 나도 남편 의견 쪽으로 기울었다.
적금도 다 조회되는 마당에 어쩌면 활동 개시도 하고 있지 않은 그 연금도 나의 재산에 속해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했던 것이다.
"집도 자기 명의고 차도 자기 명의고 하다못해 우리 집 세대주인데 나는 아무것도 없네?"
처음 그 얘기가 나왔을 때 내가 남편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자기가 왜 아무것도 없어?"
"나야 가진 게 없으니까 재산도 없지."
"없긴 뭐가 없다고 그래? 연금 있잖아?"
"연금? 그게 과연 재산에 속할까?"
"당연하지. 그런 게 재산에 안 들어가면 어디 들어가겠어?"
연금을 놓고 그것이 재산이냐 아니냐 의견이 분분했던 발단은 이랬다.
"근데 나 몰래 혹시 통장에 돈 넣어 놓은 건 없어? 잘 생각해 봐."
남편을 추궁했다.
남편도 나의 말을 Ctrl+C 해서 내게 Ctrl+V 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부부에게는 서로 복사해서 붙여 넣기 할 만한 그 어떤 것도 없었다.(고 나는 믿는다.)
내가 알기로도 그런 건 없을 사람이지만 , 만에 하나, 나는 실수로라도 이번 기회를 통해 어디선가 모르고 있던 어떤 '뭉치'가 발견되기를 은근히 바랐다.
하지만 콩도 심지 않았는데 어디서 콩이 난단 말인가.
그저 먼지만 폴폴 날리는 빈 땅일 뿐이었다.
그리고 만약에라도 그런 게 있다한들 과연 내게 사실대로 알려줄지도 의문이긴 하다.
모르면 모른 대로 이러구러 살겠지.
"근데 나는 그때 빨리 해서 내야 되는 줄 알고 동의서 쓰고 바로 제출했거든? 근데 담당자가 뭐라 하더라."
"왜?"
"일단 조회 동의서만 내면 되는 거였는데 난 그냥 그대로 제출해서 재산을 0원으로 신고한 게 돼 버렸어. 나중에 재산조회되면 그때 자료 보면서 입력해서 내라는 거였는데 말이야."
"아이고, 모르면 물어보고 하지."
"난 그냥 그대로만 내면 되는 줄 알았지, 담당자가 나보고 그렇게 내면 허위 신고라고 바로 경고래."
"아, 그래? 몰라서 그랬지 뭐."
"그러게. 나도 처음 해 본 거라서."
"모르면 무조건 물어봐서 해. 괜히 잘못해서 말 듣지 말고."
"응. 그래야겠어."
"그 담당자도 좀 미리 알려줬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야. 처음 해 보는 일이니 뭘 알아야지."
"그러게 말이야. 다들 바쁘니까."
하마터면 가자마자 사고 칠 뻔했다.
근데 내 연금은 안녕하신 거겠지?
재산에도 속하지 않는 연금, 그럼 그 실체는 뭐지?
가뜩이나 그것을 정말 받을 수나 있을는지 불안한데, 아직도 그 57만 원을 받으려면 한참이나 멀었는데 제발 무사하길 바란다.
차라리 그때 퇴직 일시금으로 받아 둘 걸 그랬나?
연금아, 나보다는 더 오래오래 만수무강해야만 한다.
부디 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