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저기 손님 돈가스가 줄지를 않아요."

딸의 알바이야기 2-잊을 수 없는 손님

by 윤슬






딸이 저녁타임 알바를 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성 한 명이 식당에 들어섰다.


그 남자가 주문을 하였다.


"돈가스 양이 얼마나 됩니까?"


크기를 손으로 설명해 드렸다. 우습긴 하지만.


"음... 비싸네요. 양도 적고."


"혹시 양이 부족하시면 추가 5천 원 내시면 돈가스만 추가하실 수 있어요."


다시 그 손님이 내 딸에게 매운 메뉴는 없냐고 물었다.


"로제 돈가스는 매운맛을 추가하실 수 있어요.

그리고 고추냉이를 드시면 매운맛을 내실 수 있고요."


주문을 하고 돌아오니 다른 알바 직원이 묻는다.


"무슨 주문을 그리 오래 해요? 혹시 외국인 손님이세요?"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여러 가지를 물어보셔서 그래."


그날따라 손님이 많아서 정신없이 서빙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때.


그 40대 후반의 손님이 종이컵을 들고 여러 테이블을 기웃거리는 것이 보였다.


속으로는,


'종이컵을 들고 다니시니 내가 물을 안 갖다 드렸나?'

'셀프 커피를 드시려고 하나?'


쯤으로 가볍게 생각하고 넘겼다고 한다.


곧이어 주문한 등심 돈가스가 나갔다.


정말 매운 것이 드시고 싶으셨는지

무심코 쳐다보니 산고추를 계속 들고 가시는 모습이 얼핏 보였다고.



그때 그분이 장국 그릇을 들고 오셨다.


"여기 장국 좀 더 주세요."


그릇을 받아 바닥을 보고선.


'이게 뭐지? 통후추를 뿌리신 건가?'


아 그 순간에 장국 그릇 바닥이 자세히 보이기 시작했다.


매운맛을 내려고 산고추 씨를 발라서 국에 엄청나게 넣은 것이다!

(좌:산고추 절임./우:아주 매운 고추 씨앗./얼마나 매운 음식이 드시고 싶었으면.)


홀이 잠잠해질 무렵.


같이 홀서빙하는 직원이 내 딸의 귀에 대고 속삭이듯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언니. 저기 손님 돈가스가 줄지를 않아요.

아까 반까지 먹은 거 봤는데 다시 새 거예요."


그때 다시 그 40대 후반의 손님이 일어나서 다 먹고 나간 테이블을 기웃거리시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고 나서 그 손님은 종이컵에다 빈 테이블 위에 남은 돈가스와 공깃밥을 담아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안 되겠다. 우리 일단 남은 테이블부터 치우자."


딸과 홀서빙을 담당하는 나머지 1명은 서둘러 빈 테이블부터 치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40대 후반의 손님은 다른 손님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유튜브로 노래를 틀고 있었는데

영상은 따로 없고 노래만 크게 틀면서 먹었다고 한다.




그 일이 있고 몇 주 지나지 않아 그때의 40대 후반의 남자가 밖에 세워 둔 메뉴를 훑고 있었다.


이때는 가격이 1000원 오른 상태였고 메뉴판만 쭉 보고선 들어오지 않고 가셨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