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뭔데요? 돈 버는 거예요?”

2화 사춘기 아들과의 좌충우돌 이야기-엄마의 글쓰기

by 윤슬




“휴 하...”

아들이 샤워를 마친 화장실에 문을 연다.

습기가 가득 차서 무슨 한증막이다.


“아니 저 녀석은 왜 꼭 안방에 와서 샤워를 하지? 하...”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수건과 옷가지들.

“야 너... 하... 부탁 좀 할게. 제발 바지에 팬티 끼인 채로 벗어 놓지 마”

“네에”


항상 짧은 대답.

조금만 길게 얘기하면

“아 알았다고요. 내가 알아서 해요. 그만...
아 네”

이런 식이다.

황금휴일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서 분리수거 정리해서 갖다 버리고.
싱크대 수북이 쌓인 설거지거리. 밀린 빨래까지.


‘네 엄마는 슈퍼우먼이다. 이놈아’

담주부터 시험기간이라 한껏 예민해져 있다. 말 걸기가 무서울 정도.

“자전거 타고 학원 갔다 올게요”

“응 찻길 조심해라”

딸깍. 현관문 닫는 소리가 난다.


나는 불현듯 건조기 안에 있던 빨래 생각이 났다.
한꺼번에 건조기의 옷들을 가져와 거실에 집어던졌다.

(이렇게라도 스트레스 풀자.)


4월 2일 일요일 아침이다.

‘이제 정말... 뭐라도... 써야지.’ 노트북을 안방에 처박아 놓은지 딱 1년이 지났다.


어느 날 퇴근하고 돌아오니 아들이 노트북을 똬악,
식탁 한가운데에 펼쳐놨다.(아. 왕부담.)

“맨날 뭘 쓴다고 해서 노트북 안방에 갔다 놓더니... 에휴...
누나 쓰던 노트북 안을 정리하고 업그레이드까지 다 해줬더니... 휴”

“뭐 그게 어때서. 엄마가 알아서 한다고.
엄마 브런치 작가 될 거야 두고 봐라”

“그게 뭔데요? 돈 버는 거예요?”

“......”

책상에 앉아서 긁적거리고 있는 나의 뒤통수에 대고.

“엄마가 글 쓰고... 뭐가 된다고요?

크흥...”(비웃는 듯한 웃음소리)

그날 아침 '크흥', 그 비웃음이 내 마음에 비수가 되어 꽂혔다.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