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였네. 까였어. 으하하하"

딸의 알바이야기 5-신입 JG의 까인 이야기와 60대 중반의 손님이야기.

by 윤슬

(오랜만에 딸의 알바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2023년 8월 5일

역쉬 저의 촉이 틀리지 않았나 보다.

지난 화요일 딸은 원래 가는 날이 아니었는데 워낙 일을 깔끔하게 잘하다 보니? 급하게 대타가 필요했던 점장님의 부름으로 알바를 나갔다.


알바를 다 마치면 점심시간을 지나기 때문에 늘 점심 도시락을 싸 온다.

나는 한창 일할 시간이고 딸은 방학이라 집에 있는 동생이 걱정이 되어서 집에 전화를 했다.


"S야 누나 알바 끝나고 도시락 들고 갈 건데, 뭐 먹고 싶어?"


"치즈 돈가스"


늘 대답이 짧은 누나의 동생.


마침 주방에서 마칠 시간이 다 되어 가는 딸에게 점심으로 뭘 먹을 건지 묻는다.

딸은 치즈 돈가스라 대답을 했다. 사실은 동생도 걱정이 되긴 했지만 동생에게 전화까지 한 것은 딸아이가 오래간만에 친구들과 저녁약속이 있어서였다. 그래서 오늘 점심은 동생을 주려고 한 것이고.


이 모든 이야기들을 주방에서도 푸른 레이다?를 통해 듣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그 예전에 말한 JG였다. JG는 딸이 동생에게 치즈 돈가스를 주려면 양이 많아야 하거나 점심으로 먹을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물론 딸이 저녁약속이 있다는 얘기는 안 했기 때문에.


갑자기 JG가 딸에게 말했다.


"저기 우리 모두 BW동 중국음식 잘하는 데가 있어서 시켜 먹으려고 하는데 먹고 가실래요?"


"아니요 괜찮아요."(딸의 똑 부러진 대답.)


그때 갑자기 큰 소리로 웃는 이가 있었으니.


딸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방에서 일한 지 조금 오래된 HW였다. 그는 느닷없이,


"까였네. 까였어. 으하하하"


그 외 옆에 사람들 모두 큰 소리로 웃어댔다. 순간 분위기는 싸아~~~


JG는 다들 왜 그러냐며 싱겁게 웃더니 주방으로 사라졌다. 그는 주방에 한 두 달 전에 들어온 알바생으로 일본에서 대학에 다닌다고만 하였다. 20대 중반의 착한 사람이라고 딸이 말했다. 이건 뭐지.ㅎㅎ




오늘은 60대 중반의 남자 손님이 11시 반쯤 매장에 들어왔다. 같이 홀 알바를 하던 DH가 키오스크가 있는대도 주문을 받으러 갔다. 동료 DH는 뭔가 문제가 생겼는지 딸에게 눈짓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그 손님은 말했다.


"저기 내가 지금 들어왔지만, 12시에 한 명이 더 올 건데 음... 그러니깐..."


"아 그러니깐 12시에 음식을 드시게 테이블을 세팅해 드리면 되지요?"


손님의 말을 바로 받아서 할 말을 정리해 드렸다.
딸의 온화하면서도 똑 부러진 설명에 손님은 말씀하셨다.


"음 그렇지 그렇지. 내가 그 말을 하려던 참이야.

사실은 12시 약속이라 그때쯤 들어오려 했는데 날씨가 워낙 더워서 말이지.

미리 들어왔는데 앉아 있어도 되지요?"


"그럼요. 편하게 에어컨 바람 쐬시면서 기다리세요."


그때 마침 사장님께서 가게에 오신 날이라 주문을 마치고 딸이 돌아서니 뒤쪽에서 다 듣고 계신 사장님과 눈이 마주쳤지 뭐에용 ㅋㅋㅋ( 또 그 뒤에서 딸의 엄마 글 속에 등장 준비하고 계시네요. 둠칫둠칫… 살짝 뒷걸음치면서ㅎ)




갑자기 딸의 어머니 등장. 두둥~~~


"사장님 우리 딸 이쁘게 봐주실꺼조오오옹옹."



-다음 편에 계속-



딸은 고등학교 절친 3명과 함께 버스타고 2박 3일 경주를 다녀왔다. 날씨가 워터파크에서 논 것 말고는 밖에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더웠다고 한다. 딸이 오니 숨통이 트인다. 역쉬 내 딸이로구나. 어제는 친구들이랑 제대로 못 잤다며 푹 자게 두었고 오늘은 주말 알바를 다녀와서 조잘거리며 알바동안 있은 얘기를 쏟아 놓았다.


딸이 며칠 여행 갔던 사이 내게 있었던 얘기를 옥실옥실 나누었다. 딸은 언제나 내 얘기를 다 들어준다. 아무 말 없이 들어줘도 고마운데 내가 잘 모르는 요즘 세대들의 현상에 대해 더 잘 설명해 주고 때론 가벼우면서도 무겁기도 한 조언도 살며시 얹어 준다.


다시 힘을 내야겠다.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용기를 내고 다시 새판을 짜야겠다.

H야 늘 고마워. 초보였던 엄마를 네가 키웠고, 할머니에게 배운 엄마 역할이 늘 서툴지만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알아줘서 고마워.


평일엔 늦게 까지 독서실에 파묻혀 지내고 주말엔 알바로 지쳐있지만 네가 노력한 만큼 꼭 좋은 결실을 내리라 믿어. 사랑해.


-감사합니다. 늘 사소한 저희 딸 알바이야기 읽어주셔서-


2023년 8월 6일

일요일 아침부터 목이 너무 아프다 해서 소금 가글을 타줬어요. 타이레놀 1알 삼키고 알바 갈 준비를 하는 딸이 부산하게 왔다 갔다 합니다. 사랑하는 나의 딸. 오늘도 즐겁게 일하고 오너라. 엄마가 등뒤에서(위 글에서 처럼요 ㅎㅎ) 늘 무한 응원하는 것 잊지 말고 너무 사랑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