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알바이야기 4-신입 JG와 신혼이신 점장님
"앗"(외마디 비명소리)
"H야 왜 그래?" 큰소리로 거실에서 큰아이방의 소리에 놀라서 묻는다.
"침대 모서리에 부딪혔어요."
집에서 허당 같은 소리를 내면 1위는 딸, 두 번째는 나다.
누가 들으면 낮의 대화인 줄 알겠다.
지금은 새벽 1시 42분이다.
유일하게 거의 매주 보는 [그것이 알고 싶다-1360회 남편의 두 얼굴 편]을 보고 뒹굴거리다 잠이 오질 않아 다시 노트북 앞에 앉았다.
'참 세상엔 많은 유형의 사람이 있구나.'
이 프로를 볼 때마다 그렇긴 하지만 정말 분개한다. 그리고 늘 그렇지만... 오늘따라 가슴이 많이 아프다.
딸아이는 요즘 알바를 마치고 나올 때마다 녹초가 되어서 나온다.
내가 시간이 되면 식당 앞에서 차로 대기한다.
"엄마 오늘 얼마나 사람이 많았는지 아세요.
아 정말 제가 근무할 때마다 이래요. 아님 배달이 엄청나게 많든 지.
오늘은 가자마자 배달에 넣을 음식 포장 준비를 30개를 쌓아 놓고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끝이 났어요."
돌아오는 차 안에서 쉴 새 없이 떠들어 댄다.
"오늘은 뭐 싸왔냐면요. 쨔잔~~~ 메밀소바예요.
근데 주방에 온 지 이제 1달 조금 넘은 신입이 있는데요."
이건 뭔지.
평소에 안 하던 남자 직원이 새롭게 등장하신다.
그의 이름은 JG이라 한다.
오늘도 마치고 나오기 전에 점심 도시락 메뉴를 정하려고 하는데.
"뭐 더 드시고 싶은 거 없으세요? 닭튀김을 더 해드릴까요?"
이런 식으로 물어본다고 한다.
그리고선 큰소리로.
"여기 도시락에 닭튀김과 새우튀김 추가요."
우리 딸이 머뭇거리며 미안해서 [개미만 한 목소리로 추가]하면 오히려 그가 더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이다.
뭔가 이상한데 엄마의 촉이 있는 것이다.
다음엔 더 자세히 물어봐야겠어.
알바시간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타임인데 어제는 오전 10시부터 하고 나왔다. 집에 있으니 2시에 전화로 끝나고 걸어온다고 한다. 내가 한발 늦은 것이다.
오늘은 치즈 돈가스를 싸가지고 왔다.
"뭐 재미난 얘기는 없었니?"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안 바빴어요."
"그래 잘 됐네."
"그런데 꼭 이런 날만 안 바쁘다면서 너무 안타까워하시는 점장님이 계셨어요."
이유인 즉선 얼마 전 결혼한 점장님께서 신혼집을 구한다고 장인 장모님 그리고 아내를 식당에 초대한 것이었다. 점장님은 두 분께 잘 보이고 싶기도 하고 언제나처럼 바쁜 시간대인 점심에 초대한 것이다.
그렇게 바쁜 토요일 점심인데 손님이 영 없었던 것이다.
바빠야 이제 곧 결혼한 사위가 우리 딸을 잘 건사할 수 있겠단 생각도 드실 테고, 식당이 잘되어야 수입도 좋아질 테니 앞으로 문제가 없겠다고 생각하시면서 걱정을 덜어 드릴 텐데...
식당은 조용...
그러다 보니 4명이 앉은 식탁도 조용...
우리 딸은 멀리서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한다.
어디서 다시 그 등에 크게 박힌 [솔로탈출] 팀을 불러올 수도 없고.
그나저나,
"H야 오늘은 그 신입 JG가 너에게 별 얘기는 없었니?"
"아니 엄마, 엄마가 생각하시는 그런 거 아니라니깐요."
엄마가 생각하는 그런 건 뭔데? 나는 짖꿎게 딸의 마음이 뭔지 알면서도 혼자 상상하면서 웃어본다.
오전 10시 반이 넘었다.
딸이 알바 갈 준비를 안 한다.
안방 문을 빠꼼히 열고 들어와 말한다.
"엄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오늘 알바 오지 말라고 오전 10시 9분에 문자가 왔어요."
-다음 편에 계속-
(윤슬작가의 변)
딸이 체리를 잘못 먹고 어제 그 깨어있던 새벽까지 화장실을 들락날락했어요. 요즘 공부하랴 주말포함 주 3일 아르바이트하랴 정신없이 바쁜 딸입니다.
"엄마 8월 초에 2박 3일 친구들과 경주에 놀러 가기로 했어요. 다녀와도 되죠?"
"당연하지. 근데 네 동생 S 좀 데리고 갈 순 없겠니?"
저도 모르게, 이유도 모르겠고 망측한 저 질문이 튀어나와 버렸지 뭐예요. 제가 미쳤나 봅니다.
딸은 대답할 가치도 없다면서 기가 차 했어요. 저도 모르게 딸에게 의지하고, 휴가도 제대로 없는 제 처지에 아들 S도 콧바람 좀 쐬어 주고 싶은 마음이 은연중에 있었나 봅니다. 그렇지만 지금 생각해도 가당치도 않네요.
비가 정말 억수같이 쏟아지고 있어요. 어제 뉴스를 보고서 피해상황에 너무 놀랐습니다. 뉴스도, 폰으로 기사도 검색 않고 제가 브런치에 빠져 있던 사이에 이번 장마에 큰 피해가 속출되고 있었어요. 반복되는 산사태나 지하도로 물유입, 맨홀 사건등이 정말 저리도록 가슴이 아픕니다.
남은 장마기간도 별 피해 없이 지나가기를 간절히 기원하고 또 기원합니다.
주말 잘 보내시고 되도록 바깥에 나가지 마시고, 주택에 계신 분들은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시어 최대한 피해가 없이 지나가기를 기도합니다.
부족한 글 읽어 주셔서 진심으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