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두서없이 편하게 쓴 브런치 9개월차의 글입니다.
브런치에 글쓰기를 한 지 9개월이 되었다. 점점 더 글쓰기가 부담스러워지고 글로 표현하기보다 마음에 담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글 쓰고자 할 때의 마음이 사그라들어버리고, 그 시간에 쓸 여건이 안되면 말이다.) 초창기에 매일 글쓰기를 안 하면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줄 알고 하루가 지나가는 걸 두려워하며 글쓰기를 했다. 하루에 수십 번 통계수치를 보고 구독자가 얼마나 늘었나 마음 졸이며 쳐다보았다. 아... 100명만 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는 사이 어느덧 100명을 넘었고 그 숫자를 넘기고 나니 또 무덤덤해지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기웃거려 보았다. 그러는 사이 180명 가까이 되어서 계속 그 숫자를 넘기지 못하고 줄었다를 반복하였다. 나의 경우는 구독자가 느는 것은 조회수를 엄청나게 넘기고 난 뒤, 유입이 서너 명 정도 되었다. 그렇게 차곡차곡 모였다. 구독자수가 단기간에 엄청나게 생긴 분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차에 서서히 글쓰기의 흥미가 줄어들고, 브런치에 방문을 하루종일 안 하는 날들도 생겼다. 그러면 다시 들어가서 알림을 보면 엄청난 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글을 쓰자마자 좋아요를 눌러주는 분들이 9개월이 지나자 계속 바뀌었다. 하지만 여전히 끊임없이 내 글을 찾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다. 나 또한 밀려도 꼭 읽고 싶은 분들도 많이 생겨서 찾아서 읽어본다. 그러던 중 참 글이 너무 좋은데 브런치 활동을 시작하신 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구독자수가 생각보다 참 적다는 생각이 드는 분들이 여럿있었다. 그런 분들을 보면 왠지 참 마음에 큰 위안이 되었다. 구독자수와 상관없이 좋은 글들을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분들이 부럽다.
나는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말을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이미 알고 있는 죽마고우를 제외하면 저 사람은 자기 얘기는 절대로 하지 않으면서 남의 얘기는 참 귀담아듣고 호기심도 많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브런치에서는 나의 얘기를 참 많이도 쏟아놓았다. 지금까지 272편이나 썼다. 처음 브런치에 대한 열의로 할머니와 성장한 이야기, 시골생활,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 얼굴도 기억이 나지 않는 엄마 이야기 그리고 학창 시절까지. 정말 조미료를 가하지 않은 글들이다. 그리고 뒤이어 내가 정말 쓰고 싶었던 이때까지 지낸 집이야기에 대해 썼다. 그리고 사춘기 아들과의 티격태격한 이야기. 아들 이야기는 그나마 쓴 이야기 중에서 제일 관심을 받았다. 출근이야기는 매일 글을 쓰기에 적합한 소재였다. 그리고 이젠 일기 같은 사색이야기를 쓰고 주말마다 자전거 라이딩 이야기를 썼다.
브런치팀은 제목에 낚여서 조회수가 올라가는 글이 아니면 내 글을 어느 정도 정독하고 메인에 올려 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까지나 내 생각에 기초한 것은 브런치를 소중히 여기고, 힘들게 고생하는 이야기가 오른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설사로 4킬로가 한꺼번에 빠져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던 것에 조회수가 올라간 것이 그 예이다. 앞으로 나의 글쓰기 방향을 모르겠다. 마음을 씻어주고 보여주며, 나아가는 방향의 길잡이가 되는 브런치에 감사한다. 글을 쓰고 나면 마음이 더 단단해지고 홀가분해지고 안정이 되며 안 그래도 비빌 언덕도 없는데 브런치가 그런 역할을 해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 따로 청구하는 비용이 없다는 것도 큰 매리트가 아닐까. 모든 것은 내가 하기 나름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틀리고. 잘난 나보다 모난 나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때 브런치 동무들에게 공감을 얻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