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화띠뽈씨(나의애칭♥)의출퇴근루틴이야기-앤드류버드의 Sisyphus
6시 땡. 퇴근.
방문을 닫고 계단을 내려선다.
배가 너무 고프다.
퇴근 직전 화장실에 다녀왔다.(부끄 부끄...)
잠을 충분히 자서 컨디션은 업된 듯하다.
하지만 뭔가 부족하다...
건물을 나서면서 큰아이에게 전화를 했다.
"몇 시 도착?" "7시 40분요'."
"삼계탕 어떠니?" "좋아요."
"엄마가 기운이 하나도 없네. 삼계탕 먹으면 기운이 날 거 같아.
근데 네가 오는 시간이 좀 늦네. 안 되겠다. 먼저 먹고
2인분 포장해서 갈게."
시동을 켠다.
집 근처 N삼계탕 집에 갔다.
내가 먹을 1인분과 2인분 포장을 주문하고 창가에 가서 앉았다.
건너 테이블에 남자 두 명이 소주와 함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안 들으려 애써도 잔을 기울이며 오가는 대화는 한층 울렸다.
"사모님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가정적이네요."
"그렇긴 하지.
나도 잘하려고 노력해.
다 좋은 건 아니야..."(말끝을 흐린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요?"
"작년 12월에 갑자기 뭔가를 들고 나와서 이게 뭐냐고 다그치는 거야."
"안 걸리면 베스트지요...
마치 국정원직원 같네요."
"그런데는 계획이 없이 그냥 가는 거지.(어떤 곳일까. 상상은 된다만.)
계획이 있었다면 돈을 미리 찾아 놓는 거고."
"그렇죠. 그래서 검은돈을 미리 만들어 놔야지요. 흐흐."
"그래도 요즘은 졸혼도 많은데 뭐 그러면 사랑하고 있는 거지 뭐..."
"저는 집에 가면 들어오든지 말든지 코 골고 자고 있어요."
한 남자는 계속 주저리 대화를 이어간다. 저는 딸을 바랐는데 아들이 태어났고...
딸은 항상 아빠 편이라면서..
또 한 남자는 이렇게 나이가 드니 아버지가 이젠 이해가 된다고 한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비주얼이 끝내 준다.
뚝배기안에 영계가 요염스레 누워있다.(진부하나 적절한 표현이다. 다리 꼰 모습...)
정말 천국의 맛이다.
하... 오늘 메뉴 선정 쥑인다...
한참을 먹고 있는데 바로 옆테이블에 희끗한 중년의 남자 두 명이 들어왔다.
"여기 파전. 소주 먼저 주세요. 삼계탕도 2개."
"푸짐하니 많이 주세요."
안 듣고 싶어도 바로 옆자리라...
주된 대화내용은 걔는 얼굴 한 번 보자니 애 본다고 안된다 하고,
걔는 너무 시끄러워 식사자리에 일부러 안 데리고 나온다 하고,
요새 젊은 애들은 나이 먹어도 나잇값을 못한다 한다.
x훈이(그냥 실명이...) 자식도 그렇고 제대로 된 애는 걔하나밖에 없다.
안 그렇나...(자꾸 걔가 등장하니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가긴해.)
[계속 한잔 하자]는 후렴구와 함께 이어지는 조용한 수다스러움이란...
마치 나는 옆자리서 끼어들지만 않았을 뿐
하마터면 '그렇지 뭐' '그냥 한잔 하자'라며 잔을 기울일 뻔.
그 옆에 홀로 앉아 있는 나는 뭐지?
(평소엔 혼자 잘 먹는다... 오늘은... 쓸쓸하다아...)
퇴근길에 홀로 4인 좌석 끝에 앉아 삼계탕을 쪽~ 쪽~ 쭉쭉 빨아대며
뼈를 발라내는 모습이란.
어차피 퇴근해서 들어가도 작은 아이는 학원 가고 없고
큰아이는 학교가 멀어서 평균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할 말이 많지만 다음에 더 하자... 그래... 어차피 다 혼자다.)
이쁜 나의 집에 도착.
띠리릭~
(현관문이 닫힌다.)
"아리아 FM4U 틀어줘."
배철수 음악캠프에서 Andrew bird의 Sisyphus가 흘러나온다.
그렇지 뭐. 우리 인생이 다 그렇지 뭐...
시시포스*가 나지막이 새어 나온다.
-다음 편에 계속-
*시시포스: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코린트의 왕. 제우스를 속인 죄로 지옥에 떨어져 바위를 산 위로 밀어 올리는 벌을 받았다. 그가 밀어 올리는 바위는 산꼭대기에 이르면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지기 때문에 그는 영원히 이 일을 되풀이하였다고 한다.
*마라의 죽음:자크 루이 다비드의 유화. 살해된 프랑스 혁명가인 장폴 마라를 그린 그림이다. 이 작품은 가장 유명한 프랑스혁명의 그림 중 하나이다. 다비드는 몽테뉴이자 프랑스의 선도적인 화가였다. 이 작품은 샤를로트 코르데에 의해 살해된 후 1793년 7월 13일 욕조에서 죽은 채로 누워있는 마라를 묘사한다.
어제 퇴근하면서부터 있었던 일을 옮긴 건데요.
(너무 수다스러워 핸드폰에 기억나는 첫 글자만 메모함.)
자주 있는 일은 아닌데 삼계탕 먹으러 퇴근 시간에 혼자 가는 일.
마침 어제 식당에서 저 포함 5명이랑 회식이라도 한 듯합니다. 후후.
우리 사는 모습이 다 저렇지 않나요?
특별할 것도 없는.
좀 쳐져 보이나요? 전혀 아니랍니다.
혼자서도 잘 먹고 잘 살고 잘 챙기는 강인한 미녀랍니다~(푸하하핫. 지인글보기 금지...)
"Here we go~~~~~"(히 위고우~)
"Put your hands up~~~~"(푸쳐핸썹~)
"마에야 히~ 마에야 후~ 마에야 호어~ 마에야 핫~ 아~"
(엉덩이는 씰룩~쌜록~~~ 하앗.)
(특별한 퇴근시간에 또 만나요.~~~~~~333 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