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서 알림이 왔습니다.
‘작가님 글이 보고 싶습니다.. 무려 60일 동안 못 보았네요 ㅠ_ㅠ
지금도 다양한 작가들이 브런치를 통해 책 출간을 하고 다양한 기회를 만나고 있어요.
작가님도 동참하시겠어요?’
어.. 벌써 두 달이나 됐나?
미처 몰랐다면 나에게는 참 다행입니다.
유정이 생각 안 하고 살았다는 뜻이니까요.
사실 요즘 약도 많이 줄이고, 많이 웃고 삽니다.
지나가는 애들 보고 울컥하는 일이 정말 손에 꼽게 줄었습니다.
귀여운 아이들 보고 그냥 귀엽다고만 생각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몰랐지요.
아직도 적응 안 되는 저 작가님이란 단어도 그렇지만,
나는 왜 여기서 감정을 쏟아냈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 곳은 글쓰기와 책 출간을 목적으로 하는 분들을 위한 공간인데,
나는 글쓰기와 책 출간을 목적으로 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책 출간도 <아빠도 가봤어>로 한 번 해 봤으니 더더욱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아이는 갖고 싶은데 오지 않았고,
쌓인 감정을 쏟아낼 곳이 필요했고,
어쩌다 ‘브런치’를 알게 되고 ‘안데르센 다시 쓰기’를 발견했고,
유정이를 시로 그려 봤으니 소설로도 그려 보고 싶었고,
성냥팔이 소녀를 쓰고 울면서 위로가 됐고,
다른 난임 부부들 글을 보게 됐고,
온 김에 지난 일을 공유하게 됐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글과 다양한 인생에 닿아 본 것도 큰 수확이네요.
하지만 브런치의 목적에 부합하는 ‘작가님’은 아닌 것 같습니다.
브런치가 SNS처럼 되는 것이 싫다고 말했는데
정작 나 자신이 그런 식으로 이용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번지수 잘못 찾은 거지요.
안 쓰니 안 보게 된다고 할까요.
보고 싶은 글도 많고, 진짜 친구 같은 착각이 들어 안부가 궁금한 작가님들도 많은데
그저 읽기만 하려고 오지도 않게 되네요.
브런치를 졸업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남의 잔치에 와서 낮잠 자고 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작가님도 동참하시겠어요?’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가끔 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