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몰아치는 폭풍우가 지나고...
나름 안정기에 접어든 나의 생활은
고요하고 다정하게 어쩌면
조금은 심심하고 평화롭게 지나고 있었다.
수많은 광고 문자 중 눈에 띈 문자 하나.
번호를 잘 외우지 못하는 나에게 낯선데 익숙한 끝번호.
"안녕
잘 지내지?ㅎㅎ
생일인데 모른척하고 넘어갈 수가 없어서
이렇게라도 축하 남겨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
쿵
뭐야? 진짜야?
그랬다 오늘은 내 생일이다.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오늘이 우리가 응원하는 팀의 올시즌 마지막 경기 예정일.
변덕스러운 가을비 때문에 우취 경기가 생기는 바람에 잔여경기가 남게 되었지만,
아무튼 그랬다. 올시즌 마지막 경기 예정일이 내 생일이라는 말을 기억했나...
그렇지만
전혀 기대치 못했다. 그 녀석이 연락을 할 거라고는.
몇 줄 되지도 않는 문자 메시지를 눈으로 읽고 또 읽었다.
업무 중이었는데... 울컥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애써 눈물을 꾹꾹 눌러 담으며 짐짓 태연한 척을 해야 했다.
당황스러웠다.
이 눈물의 의미는 뭘까...?
그리움? 미련? 글쎄.
그 시절을, 짧지만 강렬했던, 매 순간들을 진심으로 대한 나의 감정들의 증거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그간 좋았던 감정을 지나 시간이 흐르면서 냉정해진 마음으로 돌아봤을 때
그 녀석이 아주 좋은 친구는 아니었다는 생각도 했지만..
그때 그 시절의 열정의 그 아이와의 추억이 너무나도 소중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내심 기쁜 마음이 든 것도 사실이다.
'기억해 줬구나, 내 생일.
어려웠을 텐데 축하메시지 보내줬구나.
그냥 덧없는 존재는 아니었구나. 너에게도 내가.'
그래서?
답장을 했냐고?
글쎄... 어땠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