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삶을 비추는 등불

그리운 순간이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

by Suno

제목을 써놓고 순서를 이리 바꿔보고 저리 바꿔본다.

그리운 순간들이 삶의 심장이 된다.

그리운 순간만이 오직 유의미하다.

그리움이 삶을 다시 뛰게 한다.


- 그리움, 삶을 비추는 등불.이라 써놓고

80년대 에세이의 제목 같아서 또 한참 바라본다.

그럼에도 내가 하고 싶은 말에 가장 가까운 표현인 것 같아 그냥 둔다.


언젠가 그리움에 대해 글을 써보리라.

"그리움"이라는 뜨거운 감정의 실체가 삶을 동요시키는 힘이 있다는 것을 말해보리라.

내가 가진 그리움이 내가 살아갈 날에 힘을 주고 있는 얘길 해보리라.


미래에 두는 들뜬 마음이 설렘이라면, 그리움은 지나온 시간에 대한 확신의 회고이다.


저마다의 지난 시간에서 그리워지는 순간을 모아두면 그것은 얼마만큼의 질량이 될까?

되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있는 사람은 그로써 행복한 사람의 증거라는 것,

적어도 그 사람에게는 삶에 붙잡을 등불이 있다는 것.

삶이 추레하고 다정하지 않은 어느 날에 내게 떠오른 그리운 순간은

희망을 걸어볼 미래의 등불이 되어 내 발을 비추더라.

그 생각이 요즘의 내 머릿속에서 깜빡깜빡, 먼 길 끝내고 돌아오는 배의 길을 안내하듯 길잡이 했다.


어쩌면 우리가 삶을 끝내는 마지막에 남는 것은 지나온 시간 속 그리움뿐이지 않을까.

그리하여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날들은, 꺼내어 그리워할 순간들을 만나려 노력하는 것이 아닐까.


내 지난 시간 속에도 그리워지는 순간들이 있다.

언제 꺼내어봐도 아름다운 몇몇의 순간.

내 삶에 색채를 입혀준 마법의 순간들.

지나온 그리운 그 순간들에 대해 기록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