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댈 본다면
처음 글을 쓰고 싶었던 건 유피가 살아있을 때,
내 배 위에서 어떤 숲을 보여줬을 때, 눈이 아직 잘 보일 때, 너의 두 눈이 다시 날 볼 수 없을 때를 그리며였다.
유피가 떠난 후로도 한참이 지나 쓴 글들이지만
그 시간을 통해 스스로 좀 더 마음이 정돈된 것 같다.
어쩌면 나는 힘껏 살기 위해 노력한답시고 유피의 부재를, 그로 인한 슬픔을 외면하여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했었나 보다.
글을 쓰며 그동안 소화하지 못한 슬픔이 또다시 몰려오기도 했지만, 슬픔과 그리움을 다시 마주한 덕분에 유피의 죽음을 좀 더 제대로 애도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어떤 감정이든 그곳에 존재함은 분명하기 때문에 외면하지 않고 제대로 받아들이고 나아갈 때 비로소 현재에
더 최선을 다 할 수 있는 자세가 갖춰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의도와는 다르게 이번 글쓰기는 무엇보다 나 자신이 치유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 작은 글이, 유피와의 영원히 거기 있을 사랑이, 스스로만의 치유를 넘어 마음 아픈 누군가에게도 공감과 힘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모두의 만남과 이별이 더 의미 있고 뜻깊은 사랑으로 거기 있을 수 있길 바라며…
돌아가면 네가 있을 거란 기대가 없어진 만큼 조금 더 쓸쓸한 매일
여전히 너는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만 같고
어딘가엔 아프지 않은 모습으로 건강히 살아
힘차게 지내고 있을 것만 같다.
너와 함께 보고 싶던 벚꽃 아래서도
한 번쯤 같이 바다수영을 해보고 싶던 어느 바닷가에서도
산책하기 참 좋은 어느 가을 단풍길에서도
네가 떠나던 날처럼 흩날리는 싸락눈 사이에서도
보고 싶은 넌 불쑥불쑥 나를 찾아오곤 한다.
네가 없는 세상은 좀 더 쓸쓸하고, 허전하고 슬프기도 하지만…
네게 받은 사랑은 늘 거기에 있으니
나는 최선을 다해 현재를 즐기고 열심히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너와의 이별은 너무 가슴 시리고 아프고 슬프지만,
그걸 딛고 내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까지가
네가 준 선물이니까.
널 무작정 지우려 하지 않고, 계절이 흐르듯 때론 슬퍼하기도 하고 널 기억하기도, 그리고 또 매우 매우 행복한 일상을 보내기도 하며 자연스레 잘 지내볼게.
언젠가 우리 온전히 온전한 시간으로 또 만나기를…
아님 네가 더 행복한 시간 속에서 아름답고 즐겁게 지내고 있기를… 진심으로 꿈꾸고 바라.
내 둘도 없는 소중하고 다정한 숲과 같은 너에게
내 모든 진심을 담아
너무나도 덥던 여름이 지난 오롯한 가을
너의 작은 친구가 모든 진심을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