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피가 남긴 것

개화

by 천백희

살아 있는 생명체는 언젠가 죽는다.

변하지 않는 영원한 것은 그 사실 하나뿐

우리는 불변의 진실 아래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유피가 떠난 지도 어느새 1년 반이 넘는 시간이 지났다.

소중한 존재가 존재한 17년이라는 세월이 무색하게 그 빈자리는 아주 조용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흘러, 유피의 존재가 당연했던 듯 빈자리조차 당연하게 그곳에 그저 존재할 뿐이다.

아프고 외롭고 쓸쓸하고 어떤 찢어지는 마음과 별개로, 가장 공평한 시간과 계절처럼 유피의 존재 역시 다정하고도 쓸쓸하고 늘 그러한 흐름으로 나의 곁을 흘러갔다.


우리는 언젠가 죽기 때문에 그 존재가 참 허무하고 허탈하게 느껴지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유피가 온 것은 내가 한참 그런 마음에 갇혀 힘들 때였다. 허무해하고 외로워하는 나에게, 유피는 언제나 그곳에 있으며 한결같이 나를 반겨주는 무한의 사랑을 주었다. 몽글몽글하고 보드랍고 따뜻하게.


유피는 이제 곁에 없지만, 내 마음속 뼛속 가장 깊이 남아 있다. 유피가 준 사랑이란 그런 종류의 존재였다.

아무런 조건도 편견도 없이 순수하게 다가오는 온전한 마음.

어쩌면 사랑 그 자체인 마음을 유피를 통해 배웠다.


유피는 떠났지만, ”거기 있었음 “의 의미 자체가 “지금 여기 있음”의 하루하루를 더 잘 지내기 위해 힘을 내도록 힘을 준다.

네가 없다고 약해지지 않도록 너의 부재로 얻은 슬픔으로 포기하고 주저앉지 않도록.

나는 더 힘을 내고 더 밥을 많이 먹고, 더 많이 운동을 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아가는 행복과 즐거움을 알던 너처럼 더 행복하게 지내기 위해 노력했고 지금도 역시 노력 중이다.


너의 존재는 허무주의가 아닌 사랑을 나누는 삶 그 자체를 알려줬으며,

너의 부재는 현재는 영원하지 않기에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 그 자체를 가질 수 있게 해 주었다.


유피의 사랑은 가장 춥고 외롭던 시절 나에 대한 사랑을 키우는 따뜻한 씨앗이 되어주었다.

여전히 서툴고 헤매는 나지만. 이젠 작은 세상에서 나아가 주변의 사람들과 네가 알려준 따뜻한 사랑과 즐거움을 함께 나눠보려고 한다. 가장 솔직하고 순수한 진심으로.


너의 솔직하고 무한하던 사랑에 부끄럽지 않게 더 당당하게 오늘의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

그래서 언젠가 다시 너를 만날 수 있거든 너로 인해 얻은 뜻깊은 매일과 사랑들을 또다시 돌려줄 수 있는 것.


그것이 너를 그리워하는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최고의 노력이며 네가 준 최고의 선물이다.


가장 보드랍고 따뜻하고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내 제일 사랑하는 친구이자 나의 아기 같았던 너를 기억하며,

나는 매일을 좀 더 행복하고 행복하게 만들려고 하며 지내고 있어.

너의 이름처럼.

[You make me hap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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