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마음이란 뭘까
실체도 없으면서 쉼 없이 날 움직이고 흔들곤 한다.
유피가 떠난 지도 벌써 1년 반이 더 지났지만
1년이 넘도록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날 변화시킨다.
혹자는 3개월이면 괜찮아질 거라고 했으나
내 집착인가, 슬픔에 대한 애도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일까
떠나기 직전과 떠난 후 심장을 굵은 동아줄로 꽉 묶어둔 듯한 가슴의 타는 고통은 얼마 후 가셨지만
글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집에 오는 길 비슷한 몰티즈만 봐도
혼자 조용히 오열하며 집에 오곤 했다.
특히나 어떤 몰티즈 모녀가 지나가는 모습을 본 날.
너를 데려오던 날과 컸던 네가 생각 나서였는지
한 없이 슬픔이 밀려왔다.
지금도 유피를 닮은 몰티즈 강아지를 보면
눈물이 날 것 같아서 밖에서 함부로 다가갈 수가 없다.
너로 인해 라기보단
네가 그리워서라고 하는 게 더 맞다.
유피가 떠난 직후
아주 추운 겨울, 이르고 이른 지하철을 타고
다음날 다시 직장에 출근을 했다.
옷도 제대로 챙겨가지 못했기 때문에 엄마의 롱패딩과 어제와 똑같은 옷을 입고
너무 이른 시간이라 일찍 사무실에 가기 싫어
카페에 앉아 한참을 밖에 앉아 있었다.
강아지가 죽으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던 직장동료가 생각나, 유피를 생전 이뻐하던 어릴 적 친구 몇을 빼곤
한동안 내 이별에 대해 꺼내지 않았다.
숨도 잘 안 쉬어졌고, 아직은 어딘가 네가 살아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지금도 어딘가 네가 있을 것 같다. 무지개다리를 건너 저 세상 어디에라도)
너무너무 추운 날씨라 섬세하고 친한 동료가
다른 동료와 차로 집에 태워다 줄 때
(이사한다고 차 맨 뒤에 짐이 가득이라
다른 분과 앞자리에 어떻게 끼여 타고 왔다)
그런 소소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하루를 버티고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다.
너무나 고맙게도 유피는 정확히 떠난 지 한 달 만에 꿈에 나타났다.
유피는 생전 건강한 모습으로 꼬리도 높이 솟아있고 쌩쌩해 보였으며 여전히 하얗고 부드럽고 따뜻했다.
강이 창문 사방으로 크게 보이는 멋진 집에서 유피를 만났다.
꿈속에선 아빠가 아파서 유피가 아픈 아빠를 돌봐줬고
어머니와 이쁜 강물을 보며 따뜻하게 한없이 누워있었다.
어쩌면 꿈에서 유피가 우리 가족을 초대했는지도 모르겠다.
평화롭고 좋은 곳에서 너와 편안하게 마냥 시간을 보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너무 보고 싶었는데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고마운 유피
그리고 49일 정도 지났을 때 정말 먼 곳으로 떠나는 꿈을 꿨다. (내 마음 탓인지)
그리고 내 업무로 정신이 없을 때
날이 다시 풀렸고
엄마는 우리 집 작은 화단에 유피와, 유피를 닮은 장미를 심었다.
유피와 날이 풀리면 보고 싶었던 벚꽃이 폈으며
5월엔 화단에서 유피를 똑 닮은 연분홍 예쁜 장미가 폈다.
모든 겨울에도 불구하고 봄은 온다.
모두에게 공평하게 계절은 계속해서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