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다리 배웅해 줄 때 해야 할 일

오늘 그댈 본다면

by 천백희

유피가 처음 세상을 떠났을 때.

그동안 유피를 낫게 하기 위해 모든 최선을 다했던

가족들 모두 너무나도 슬퍼하였다.


아버지께서 눈물 어린 목소리로 전화하는 걸 우시는 걸 그때 처음 보았다.

늘 옆에 붙어있던 찰떡같고 천사 같은 유피와 이별할 준비가 다들 많이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만성 신부전이었지만 상태가 굉장히 나빠진 3일 만에 마지막까지 너무나도 순하게 우리 곁을 떠났기 때문에 더더욱.


슬픔에도 불구하고 우리 가족은 17년간 우리에게 너무나도 많은 사랑과 기쁨을 준 우리의 가족에게 제대로 인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반려견이나 반려묘가 세상을 떠날 때엔 혀가 바깥으로 빠져나오고 2~3시간부터 사후경직이 오면서 입이 다물어지기 때문에 혀를 입 안으로 말아 넣어주거나, 혀가 다치지 않도록 솜으로 부드럽게 입안을 메워줘야 한다고 한다.


그 후엔 가까운 반려동물 장례식장에 연락을 하여 예약을 잡고, 장례에 쓸 사진을 골라 장례식장에 미리 보냈다. 예약 시간에 맞춰 방문하면 장례 지도사님이 상담 후 유골함 및 여러 가지 선택을 안내해 주신 후 아이를 인계받아 절차를 진행해 주신다.


유피는 마지막까지 부모님 퇴근을 기다렸고… 나도 얼굴은 보지 못했지만 전화로나마 목소리를 들었고

엄마 품 안에 안겨 병원에 가던 중 세상을 떠났으니

어찌 보면 본인이 인사하고 싶은 가족들에게 인사하고 편안한 마음에서였기 때문일까. 장례식장에서도 유피는 참 드물게 편안하게 눈을 감고 갔다며 알려주었다.


염을 하고 애도의 시간을 충분히 가진 후엔 화장 절차를 진행하고 모든 과정이 끝난 후엔 유골함을 다시 인계받은 후 집으로 돌아온다.


사망신고도 또한 민원 24로 접수하여 처리가 되면 모든 절차상의 과정이 끝난다.


떠난 유피를 데리고 장례식장에 가면서도,

장례식장에서 널 닮은 작은 핑크 유골함을 나무상자에 담아 데려올 때도 참으로 뼈가 시리도록 추운 겨울이었다.


이 모든 게 참 순식간에 일어났고, 세상이 무너지듯 슬펐지만 가족들 모두 온 마음으로 배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별에 최선이 어디 있겠냐만

그렇게 생각지 않으면 너무 마음이 아프기 때문에

그것이 최선이었다고 스스로에게 계속 말하고 싶어 지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은 그래도 다 했다며


혼자 있길 종종 좋아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세고 깔끔하고, 꿋꿋이 또 도도하게 독립적이기도 하던 너처럼

마지막까지 유피는 참 깔끔하고 혼자서 가는 길 오히려 우리 가족들을 잘 챙겨줬다는 생각도 든다.

야무지게 입 안에 담긴 혀와 약간 뜨였지만 결국 편안하게 감아준 눈…

잠자듯 편안하게 누워있던 모습이 자꾸만 눈에 선하다


몸이 너무 아프고 고통스러웠을 텐데

마지막까지 조금은 도도하고 고고하고 예쁘게

우리 가족들에게 안녕을 말해준 유피

네가 잘 인사해 준 만큼

나 역시 너에게 충분한 배웅을 해줬을지 궁금하다.

너무도 추운 날이었지만

너의 마지막 잠이 조금이라도 편안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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