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다고 믿었지.
내 안에 달은 없다고
어른이 된 나는 말했었다.
하지만 어느 밤,
모두 잠든 창가에
구름 사이로 은빛 눈동자가 나를 바라봤다.
“나를 기억하니?”
속삭이는 듯, 잊고 지낸 목소리.
나는 대답하지 못했지만
눈물이 먼저 말했다.
너무도 오래 기다려준 그 빛에게.
그날 이후,
달은 다시 내 마음에 뜨기 시작했다.
말없이 말 걸어주는 벗이 되어
감춰두었던 감정의 틈을
하나씩 밝혀주었다.
이젠 안다.
잃어버린 게 아니라,
잠시 등 돌리고 있었을 뿐이라는 걸.
달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내가 다시 고개를 들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