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다시 말을 걸다

by 김호진


잊었다고 믿었지.
내 안에 달은 없다고
어른이 된 나는 말했었다.


하지만 어느 밤,
모두 잠든 창가에
구름 사이로 은빛 눈동자가 나를 바라봤다.

“나를 기억하니?”
속삭이는 듯, 잊고 지낸 목소리.

나는 대답하지 못했지만
눈물이 먼저 말했다.

너무도 오래 기다려준 그 빛에게.

그날 이후,
달은 다시 내 마음에 뜨기 시작했다.

말없이 말 걸어주는 벗이 되어
감춰두었던 감정의 틈을
하나씩 밝혀주었다.


이젠 안다.
잃어버린 게 아니라,
잠시 등 돌리고 있었을 뿐이라는 걸.

달은 늘 그 자리에 있었다.
내가 다시 고개를 들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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