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달은
할머니와 함께 보던 그 달이다.
달빛에게 부탁하노라
보고 싶어 하는 내 마음을 전해 주렴
저 달은
친구들과 방천 둑방에 누워 보던 달이다.
그때는 월식이 무엇인지 몰랐다
갑자기 달이 반지가 되고
모두 말없이 입을 벌리고 밤하늘의 신비함에 빠져있었다.
다시 달이 둥글게 되자
우리는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달 밝은 논길을 뛰어다녔다
먼 훗날 세상을 알아버리자
저 달은
내 마음속에 있지 않았다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세상 속에
나는 스스로를 가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