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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진 Sep 19. 2023

신이 내게 허락된 시간을 더 준다면

신이 내게 허락된 시간을 더 준다면



신이 내개 허락된 시간을 더 준다면

사랑하는 사람들이 잠든 시간에 기도하리라

그동안 고마웠다고

미안했다고

사랑했다고


신이 내게 허락된 시간을 더 준다면

나는 오솔길을 걸어리라

산새들과 고라니와 다람쥐를 만나리라

수많은 곤충들에게 미안했다고

나무들에게도 미안했다고

계곡물에게도 미안했다고 말하리라


신이 내게 허락된 시간을 더 준다면

고향 마을로 달려가리라

할머니의 발자국을 따라서

고구마밭과 뽕밭 마늘밭에서 

할머니의 땀내나는 체취를 느껴보리라


신이 내게 허락된 시간을 더 준다면

책을 덮고 옛모습을 간직한 시장터로 달려가리라

몇가지 산나물과 텃밭에서 뽑아온 마늘 몇점 고춧잎을 다듬고 있는

시골 아주머니 앞에 놓인 것들을 사리라


멀리서 새벽장에 나오느라 끼니를 못뗴운 사람들이

뒤돌아 황급히 먹는 음식을 보리라.

먹을 것을 팔고 있지만 정작 당신은 흰쌀밥 한 그릇에 

붉은 양념이 밴 무우 한 조각이 전부인 걸 나는 보고 말았다. 


이제야 나는 알았네

세상은 책속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배워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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