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ditor Note

콘텐츠 관리자라면 그 습성 정돈 알아라!

오후 4시 멘털 무너진 직장인의 주제 없는 시시콜콜

by clever

즐겁게 살고 싶다. 방법을 모르겠다. 생각해 보면 한참 성장에 목말라있었을 때가 가장 행복했다. 발전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일고, 그에 맞게 계획을 세우고, 주저 없이 밀어붙일 때 말이다. 결과가 나오지 않은 바로 그때가 행복이 절정에 달하는 지점이다.


'결과가 뭐가 중요한가? 과정이 중요하지!'

그렇게 생각할 때도 있었다. 과정이 빛났다면 결과 또한 따라올 것이오, 결과가 안 좋다는 건 과정에서 뭔가 잘못됐다는 말일 터. 나는 그런 신념을 갖고 십수 년을 일해왔다. 그런데 최근 과정이 좋았으나 좋지 않은 결과를 받아들인 적이 있다. 신념이 무너지면서 멘털이 탈탈 털렸다.


과정이 좋았고, 즐거웠고, 당연히 결과 또한 좋을 거라 생각했다. 결과가 나쁜 건 아니었다. 내 판단으로는 좋았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게 미스였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분명 원하는 바가 있으나 나는 내 기준에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나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다. 기획-제작-발송 과정을 모두 관여한다. 콘텐츠의 중심은 글이고, 디자인은 부다. 글만 쓰는 건 사실 내게 굉장히 쉽다. 그런 나를 고심하게 만드는 건 항상 '톤앤매너'다. 글의 톤을 정하는 건 타깃과 목적에 따라 달라야 한다. 톤앤매너를 모른 채 콘텐츠를 제작한다면, 결과물이 나온 뒤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최근 3개월을 그런 환경에서 일했다.


콘텐츠를 모른다고 고백한 관리자는 항상 알아서 결과물을 만들라고 한다. 톤도 목적도 타깃도 없이 콘텐츠를 만들라니, 참으로 난감하다. 그런데 해내야 한다. 나를 시험에 들게 하는 게 하늘의 뜻이라면 기꺼이 부딪혀 이겨내리라. 기세 좋게 내 방식으로, 개인 판단으로 결과물을 낸다. 그러고는 꼬투리 잡혀 고꾸라지고 만다. 콘텐츠를 의뢰할 때 기본적으로 전달해 줄 것은 해달라고 요청했다. 강한 어조로.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항변이었다.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전문가이시니 그냥 알아서 해주세요!"

그 말만큼 무책임한 것도 없다. 콘텐츠 제작자가 자신의 주관을 갖고 기획하는 건 어떤 면에서 자유로워서 좋아 보이지만, 그만큼의 리스크 또한 뒤따르는 법이다.


콘텐츠, 너는 대체 몇 번의 수정을 해야 끝나는 것이냐.


너란 놈, 참 다루기 어렵다!


아니, 콘텐츠의 습성을 아는 자를 만나기가 어려워 참으로 야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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