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 리뷰
가족 여행으로 호캉스를 즐겨합니다. 최근에는 인천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에 머물렀고, 그때 들었던 생각들을 정리할까 합니다. 3인 가족(아빠, 엄마, 4세 유아) 입장에서 만족도가 높았던 터라 단점보단 장점이 많이 보였습니다. 가정환경이 비슷한 케이스라면 호텔 리뷰로 참고해도 좋을 듯합니다. 별도의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날 것의 메모'이니 브런치 먹듯 가볍게 보길 권합니다.
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좋았음. 객실과 수영장, 사우나, 식당가, 기타 엔터테인먼트 공간들이 모두 이어져 있음. 모든 길은 로비로 통함. 호텔 로비 정중앙에 서면 네 갈래의 길이 나오는데 저마다의 공간들로 이어짐. 밖에 나갈 일이 없으니 태풍이 오나 무더위가 오나, 혹은 매서운 추위를 동반한 폭풍이 휘몰아친다 해도 파라다이스 시티에서 노는 데 아무 지장이 없음. 그저 평온하게 호캉스를 즐기면 됨.
파라다이스 시티에서는 하루 종일 밖에 나가지 않아도 지루하지 않음. 높은 층고와 야외처럼 넓은 공간이 개방감을 주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함. 일반 건물 4~5층 높이의 로비 층고, 아케이드로 이어지는 좌우로 넓은 통로들, 10층 이상 되는 건물만큼 높은 층고의 메인 광장은 실내에 있음에도 답답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음. 오히려 거대한 공간감에 압도되어 두리번거리게 됨.
(*모든 수치는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실측 X)
1960~70년대 미국의 유원지를 본떠 만든 원더박스는 작은 놀이공원임. 키 제한이 있어서 1m 이하 아이들은 탈 게 별로 없지만 사격, 공 던지기, 미니 경마, 마술쇼 등 부모와 함께 보고 즐길거리는 넘쳐남. 검정 톤의 어두운 공간과 보라색, 핑크색 톤으로 조성된 조명 및 조형물들이 처음엔 다소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어느 순간 적응됨.
파라다이스 시티에는 수영장이 2개임. 언론에 자주 보도되어 그 풍경이 잘 알려진 씨메르는 취학아동처럼 큰 아이들 있는 가족들이 간다면, 호텔 수영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만함.
물 온도 관리는 전국 탑급이라고 생각함. 너무 차지도 따뜻하지도 않은 기분 좋은 물 온도를 자랑함. 타일이 밝은 하늘색이라 수중에서 시야가 좋고, 공간을 채우는 조명이 밝아 물놀이에 즐거움을 더함. 수영이 더 잘 되는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음.
실외 수영장으로 이어지는 유스풀은 단순한 직사각형 구조로 설계된 실내 수영장에서의 경험을 확장함. 직사각형 실내 수영장에서 할 수 있는 놀이는 제한적임. 금방 지루해질 수 있는 수영장 놀이를 실외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함으로써 즐거움을 배가했다고 생각함. 놀이의 흐름도 끊지 않고 이어갈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았음.
실외 수영장 역시 물 온도 조절로 비가 오나 추위가 몰아치나 재미있게 이용할 수 있음. 수영장 사이드에 자쿠지 여러 개를 마련해 한 곳의 자쿠지로 사람들이 왕창 몰리는 걸 방지했음. 각각의 자쿠지는 인피니티풀처럼 별도의 펜스가 없어 멋진 포토스폿이 됨. 호텔 바로 옆 인천공항에서 이륙하는 대형 여객기가 머리 위로 날아다니는 진풍경도 포토스폿을 형성함.
로비에서 공연이 펼쳐짐. 가면을 쓰고 왈츠를 춘다거나 발레를 공연함. 놀이공원의 퍼레이드 같은 느낌이 들었음. 꿈과 환상 속 동화의 나라에 온듯한 기분이라 아이들이 좋아함. 4살 배기 아이들도 공연이 끝날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을 만큼 사운드나 연기, 분장 등이 철저히 준비됐다는 생각이 들었음.
거리를 걷다 우연히 흥미로운 버스킹을 마주하는 것처럼 로비에 나왔다가 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보게 함. 그런 감성적인 접근이 훌륭함. 의도한 건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의도했다면 기획자에게 찬사를.
호텔 내부에 유아를 위한 책방이 입점되어 있어 놀랐음. 아이의 평상시 독서 루틴이 여행에서도 깨지지 않고 이어지길 바라는 부모의 원츠를 만족시킬 것 같다고 생각함. 호텔 내에는 미취학 아동이 즐길거리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여기만큼은 그들의 영역이었음.
각 객실에는 맥주, 탄산, 녹차 및 홍차, 쿠키 등이 마련되어 있음. 1박당 이들 미니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좋았음. 2박 머물 시 첫날 먹은 것들을 새로 채워주기도 함.
보통의 호텔은 비싼 룸서비스, 럭셔리한 뷔페 등을 이용하거나 근처 음식점에서 배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음. 물론 배달을 금지하는 호텔도 많지만. 파라다이스 시티는 배달을 굳이 시키기 않아도 될 정도의 식당가를 갖췄음. 유명 맛집 프랜차이즈들을 푸드코트로 묶어서 맛과 가격을 동시에 충족시킴. 광장 옆에 푸드코트를 꾸려놓아서 밥 먹고 광장을 산책하며 호텔을 사진 찍기 좋음. 고객이 좋은 경험을 쌓고, 스스로 기록을 남기도록 유도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