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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ever Oct 19. 2022

MS, 구글의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는 방법

Microsoft 이소영 이사 인터뷰


‘고수의 생각’은 고수의 철학, 나아가 그들이 사고하는 방법을 뜻합니다. 즉, 각 분야 고수들의 사고법을 배워 우리네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게 이 인터뷰 기획의 핵심입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으면 살면서 마주하는 생각의 지평이 넓어질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인터뷰에는 단순 신변잡기보다는 고수의 생각이 담깁니다.






“정체에 빠졌던 Microsoft를 부활시킨 건 파트너십이다”

코로나19 팬데믹부터 IT의 급변까지, 삶의 형태가 빠르게 변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성공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 이소영 Microsoft 이사는 기존의 경쟁 상대에서 ‘파트너십’으로 일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코로나19로 더 앞당겨진 디지털 변혁의 세계에서는 예측 불가능하고 낯선 일이 우리 앞에 수시로 펼쳐질 것입니다. 디지털 변화를 온몸으로 겪으며 깨달은 점은 이 모든 상황을 한 개인이 홀로 견디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소영 이사는 18년 동안 Microsoft에 몸담으며 국내외 소프트웨어 전문가 2000명 이상을 직접 만나고 교류해왔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파트너십의 힘을 깨달았다. 함께 성장해나갈 때 시너지가 무한하다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긴 불황에 허덕이던 Microsoft가 업계 1위로 부활한 것도 파트너십의 공이 크다. 그에게 Microsoft 파트너십에 대해 물었다.



Profile 이소영

• Microsoft 글로벌 인플루언서팀 이사, 아시아 총괄 리전 매니저

•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 있는가?>(퍼블리온) 저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파트너십으로 정한 이유는 뭔가요?

파트너십은 오래전부터 중요한 성공 덕목 중 하나였어요. 다만 우리 사회에서는 교육, 평가 등의 시스템이 개인의 성과에 집중되어 있어 파트너십을 비중 있게 다루지 않았고, 그래서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Microsoft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은 협업을 중요하게 생각해왔습니다. 파트너십이 없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에요.


개인의 능력이 중시되는 IT 기업에서 파트너십은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나요?

IT 기업, 특히 외국계 기업은 개인적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요즘같이 정보나 지식이 매우 빠르게 생성되고 소실되는 시대에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죠. Microsoft 등 세계 최고 IT 기업도 잠시 한눈팔면 순식간에 뒤처질 정도로 변화 속도가 엄청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인적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만들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해요. 즉 저마다 다른 능력을 지닌 개개인을 연결하고 거기서 긍정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파트너십이 중요해집니다.


정체에 빠졌던 Microsoft를 다시 업계 1위로 만든 것도 파트너십 덕분일까요?

Microsoft는 2000년대 중반부터 10여 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렸어요. 이유는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는 사내 문화 때문이었어요. 부서 간, 개인 간 치열한 경쟁을 우선으로 하다 보니 신제품을 내놔도 고객의 호응을 얻지 못했죠.


하지만 평범한 스펙을 지닌 인도 출신 사티아 나델라 회장이 취임하면서 회사는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재탈환했어요. 사티아 회장이 강조한 것은 ‘성장 마인드셋’과 ‘영향력’이었어요. 성장 마인드셋은 지속적으로 향상될 수 있다고 믿는 마음가짐이고, 영향력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력을 끼쳤는지를 의미합니다. 성장 마인드셋은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배우려는 욕망을 만들었고, 영향력은 동료와의 긍정적 파트너십으로 이어졌어요. 결국 파트너십이 Microsoft 재기의 발판이 된 거예요.



Microsoft 파트너십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질문’이요.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했나요?”라는 질문이 직원 평가의 핵심이에요. 그동안 회사가 개인의 성과에 주목했다면 바뀐 체제에서는 다른 사람과의 협심을 묻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경쟁에 익숙했던 터라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개인의 성취는 물론 팀의 성과, 더 나아가 회사 전체의 성공을 위해 서로 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힘든 게 뭐야?”, “어떻게 도와줄까?” 같은 질문은 언제나 대화를 이끌어냈죠. 그 작은 대화의 시작이 협업으로 발전하면서 좋은 성과를 내게 됐어요.


경쟁 마인드를 버리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 성장 마인드셋인가요?

맞아요. ‘누구든 배우면 된다’는 마음이 성장 마인드셋의 핵심이에요. 성장 마인드셋을 갖추고 나니 부담 없이 다른 사람에게 물을 수 있게 됐고, 경쟁에 쏟았던 힘을 다른 데 돌릴 수 있었습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어떻게 기여했나요?”라는 질문은 영향력을 판단하는 기준인가요?

네.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사람일수록 영향력이 큰 사람인 것이죠. 영향력이 큰 사람일수록 좋은 평가를 받습니다. 승진, 보너스 등도 그 영향력에 따라 갈리죠. 영향력을 키울 수밖에 없는 이유예요.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다른 사람의 목표를 알아야 해요. 동료의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질문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소통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파트너십이 생기는 거죠. 때론 다른 사람이 잘한 것을 옆에서 배우기도 합니다. Microsoft 직원들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성과를 잘 정리할 수 있어야 좋은 평가를 받아요. 매우 간단한 원리지만 그에 따른 성과는 무한히 확장되기 때문에 파트너십의 힘이 강력한 거예요.



Microsoft 파트너십을 다른 기업이나 개인에게 적용할 수 있나요?

물론이에요. 파트너십은 비즈니스 관계에서 상호 이익을 극대화하는 사업 용어일 뿐이에요. 그런데 가족, 부부, 친구, 회사 등 우리를 둘러싼 모든 관계에서도 서로의 이익, 즉 성장과 행복을 위해 도움을 주고받지 않나요? 결국 파트너십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적용됩니다.


파트너십을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파트너십에는 네 가지 원칙이 있어요. 1원칙은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는 거예요. 그러려면 자신의 비전부터 알아야 해요. 삶의 최종 꿈이 될 수도 있고, 어떤 프로젝트를 통해 성장하고 싶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비전을 세운 뒤 파트너십을 맺고 싶은 사람과 그 내용을 공유합니다. 서로의 비전이 너무 동떨어지면 파트너십 효과가 미미할 수 있어요. 비전 공유는 파트너십을 위한 일종의 전제 조건이라고 보면 됩니다.


비전 설정도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비전 하면 거창한 느낌이 들어 스스로를 속이는 사람도 많아요. 목표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아니었다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하죠. 저도 그런 적이 있어요. 결국 자신의 가치를 좀 더 깊이 있게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 경험을 많이 하면서 깨닫는 과정이 중요해요. 당장 거창한 비전을 설정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인생을 살아가며 하고 싶은 것이 뭔지, 내게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타인을 위해 성취하고 싶은 것이 뭔지 등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또 다른 파트너십의 원칙은 무엇인가요?

2원칙은 상호 호혜의 원칙, 3원칙은 코칭과 피드백, 4원칙은 촘촘하고 빈틈없이 이해관계자를 찾아 파트너십 맺기 등입니다. 상호 호혜의 원칙은 서로 좋아야 한다는 의미죠. 만약 상대에게서 혜택 받을 만한 가치가 부족하다고 느껴지면, 상대의 가치가 빛나도록 도와주면 됩니다. 어차피 상대의 가치를 올려야 나도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그다음에는 코칭과 피드백을 통해 개선해나가야 해요. 마지막으로는 파트너뿐 아니라 그들과의 이해관계자가 누군지 촘촘하고 빈틈없이 파악해 새로운 파트너로 만들어야 합니다. 심지어 경쟁사라도 강력한 파트너가 될 수 있어요.



예전부터 강조해온 ‘커뮤니티 리더십’과 궤를 같이하는 것 같은데요?

맞아요. 커뮤니티 리더십이라는 건 공동체의 성장을 위해 자기가 알고 있는 경험과 지식을 주변 사람과 나누고, 그 과정을 통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따르게 되는 리더십을 말합니다. 이건 결국 파트너십에서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에요.


지금은 온라인으로 전 세계가 연결되어 있어요. 과거에는 학위, 학력 등 타이틀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누구나 자기 생각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죠. 이런 세상에서 바른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 공동체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IT업계의 모든 인재는 그렇게 성장합니다. 처음부터 어떤 권한을 받거나 고학력 또는 천재라서 특혜를 받는 게 아니에요. 최신 기술을 스스로 공부하고, 실제 적용해보고, 그 경험을 공유함으로써 영향력이 생기는 거죠.



정말 좋은 인간관계, 오래가는 단단한 파트너십을 위해
가장 많이 공감하고 경청하며 세밀하게 관찰해야 할 사람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다.
나에 대한 파악, 나라는 사람에 대한 메타인지가 정확하고 정교해야만
뚜렷한 비전을 세우고 그에 맞는 파트너십도 찾을 수 있다.



파트너십을 발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과거 동료끼리 경쟁하던 시절처럼 목표를 숫자로 설정해놓으면 달성하기도 쉬워요.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대화하지 않아도 되죠. 팀워크고 뭐고 숫자만 달성하면 1등이 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본질적으로 무엇이 맞는 것인지를 고민합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방향에 대해 동료들과 계속 얘기해야 하고, 대화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 과정이 어마어마하게 길고, 대화의 양도 엄청나게 많아지죠. 어려운 일이에요. 하지만 계속하다 보면 몸에 배면서 자연스럽게 영향력이 생기는 걸 느끼게 됩니다.


의견 충돌이 생길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내 이야기를 전달할 때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해요. 상대방은 자신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하면 상처가 돼요. 그 사람의 눈높이를 낮추고, 내 눈높이를 거기에 맞추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도 엄청나게 많은 대화가 필요해요. 때로 대화뿐 아니라 그 사람이 수긍할 수 있게 교육 프로그램도 병행합니다. 회사, 동료, 매니저 모두가 합심해야 해요.


경력 많은 리더가 젊은 세대와 파트너로 일할 때 지녀야 할 덕목은 무엇일까요?

경청! 경청해야 공감이 돼요. 중요한 건 자기 시선에서 공감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상상의 회로를 돌려 권위에서 내려와야 해요. 나는 저 나이 때 어땠는지를 상상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상대와 공감대가 생길 만한 사람을 파트너로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전략이에요. 예를 들어 천방지축 중학생 자녀에게 대학생 형, 누나를 파트너로 만들어주는 것처럼 말이죠. 부모 말보다 형, 누나의 말 한마디가 훨씬 와닿을 거예요. 그것이 Microsoft가 리더들에게 요구하는 것이죠.


가족 관계의 변화에서 가장의 역할에도 적용되는 얘기일까요?

물론이에요. 가장은 가족의 비전에 관심을 가져야 해요. 자식의 경우 비전을 만들려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합니다. 그 과정을 안전하게 끝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의 역할이에요.


아내의 비전은 뭔지, 어떤 성장을 하고 싶은지 경청하는 것 역시 중요해요. 설사 그 비전이 내 기준에선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아내가 그런 비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그게 코칭이에요. 아내가 방향을 설정할 때는 좋은 질문을 던지는 게 좋아요. 그러려면 좋은 질문을 찾기 위한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그게 이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입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의 성공에 기여한 적 있는가?>(퍼블리온)


삶의 5가지 범주를 정하는 가이드맵이 인상적이에요.

이렇게 하면 누구나 멋진 삶을 살 수 있을까요?

멋진 삶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걱정거리가 없는 삶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걱정 없는 삶은 없죠. 그렇다면 걱정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면 됩니다. 우선 걱정을 써보는 거예요. 그럼 고민이 구체화되죠. 그다음, 비전을 설정해할 일을 찾습니다. 비전을 위한 미션은 함께 성장할 파트너를 찾아 해결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파트너를 찾는 과정에서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기 때문에 그때부터 삶이 재미있어져요. 걱정과 두려움이라는 게 나의 비전과 연결되면서 인생이 행복해지는 것이죠. 그 시점부터는 내가 삶을 주도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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